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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동면서 깨어나는 LF

온라인·수입 여성복 사업 강화… 패션 명가 자존심 회복 나섰다<br>LF몰 매년 매출 40% 이상 껑충<br>수익성 낮은 사업 과감한 정리<br>오랜 침체 벗어나는 촉매제로


# 요즘 LF의 온라인 담당 부서에는 활기가 넘쳐난다. 지난해 6월 새 단장한 모바일 버전의 쇼핑몰 'LF몰' 손보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세련된 옷 연출법을 전하는 'LF 스타일' 등 마치 패션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꾸미고 관련 옷들을 배치하는 게 주 업무.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질 좋고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이 많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마니아층은 물론 일반인들의 방문도 쇄도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LF몰 모바일 부문 매출은 재개편 뒤 전년 대비 400%나 급증했다. 직원들도 신났다. 지난 2005년 4명으로 시작한 온라인 부서는 이제 정규직원만도 50명에 달하는 핵심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사내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부서가 지금은 젊은 사원을 주축으로 창의성을 뽐낼 수 있는 인기 부서가 됐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경기침체와 유니클로 등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주춤했던 LF가 온라인몰 강화와 수입 여성복을 앞세워 패션 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몰은 온라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2010년 이후 매출 신장률이 매년 40% 이상 뛰고 있다. 올해 역시 온라인 부문의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50% 이상 내세울 정도로 온라인 유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F가 온라인 부문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구본걸(사진) LF 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다. 구 회장은 모바일 등 온라인 유통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이를 회사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3년째 매출 1조4,000억원에 머물러 있는 성장 답보를 멈출 수 있는 핵심 열쇠로 인식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달 초 여성복 '모그'의 백화점 철수다. 모그는 남성복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던 LF가 2006년 야심차게 내놓은 여성복 브랜드다. 하지만 갈수록 실적이 신통찮자 구 회장은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되 가격대와 디자인을 조정해 온라인몰이나 편집숍에서의 판매 검토를 지시했다. 형식보다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구 회장이 온라인 유통 쪽으로 방향을 틀고 얼마나 힘을 쏟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부문 공세에 이어 LF는 최근 수입 여성복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LF는 2005년 헤지스여성, 이듬해 모그를 출시하는 등 2000년대 중반부터 여성복 사업을 벌였다. 남성복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 여성복을 강화하기 위해 2007년부터 유명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2009년 이자벨마랑 전개를 시작으로 레오나드·조셉·질스튜어트·바네사브루노·빈스 등의 국내영업권을 잇따라 인수하며 여성복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5일 미국 대표 컨템퍼러리 여성복인 캐서린말란드리노까지 들여왔다.

LF의 한 관계자는 "불과 3~4년 전만 해도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여성복 매출 비중이 수입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크게 높아져 지난해 목표치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것도 LF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 촉매제가 됐다. LF는 지난해 아웃도어·스포츠 종합 유통점인 '인터스포츠' 사업과 캐주얼 브랜드 TNGTW, 스키복 브랜드 버튼 사업을 접었다. 대신 이를 통해 쌓은 유통 경험을 토대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 '라움' '앳코너' 등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감한 체질개선이 올해 LF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3개의 적자 브랜드 철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자회사의 영업 손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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