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장관 등 고위관료 출신 잇따라 합류
이찬근·임석정 등 IB업계 베테랑들도 줄이어
해외선 가이트너 前 미 재무장관도 PEF대표로
|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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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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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진 전 기재부 차관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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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근 전 하나IB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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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정 전 JP모건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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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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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과 투자은행(IB) 업계 베테랑들의 PEF행이 줄을 잇고 있다. 고위관료들이 퇴임 후 금융공기업 수장이나 대기업 고문 또는 사외이사 등으로 이동하던 관행도 PEF의 부상 속에 변화할 조짐이다.
최근 자본시장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새 출발에 주목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파이오니아 인베스터즈(Pioneer Investors)'라는 투자자문사 등록을 최근 당국에 마치고 회장에 올랐다. 그는 자문과 일임투자보다는 PEF를 조성해 투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PEF를 운용하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회장에 취임했다. 이 PEF는 팬택을 인수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투자를 할 예정이다. 변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팬택의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지원할 계획이다.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국내 대표 PEF인 보고펀드의 공동 대표를 2005년 맡아 선구적 역할을 했지만 그간 경제관료들은 PEF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구본진 전 기재부 차관보가 2012년 초 인프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올라선 정도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스카이레이크 회장으로 정력적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의 친정은 삼성전자다.
IB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PEF가 은행·증권사 등을 제치고 금융시장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위상 변화가 고위 관료 출신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들은 PEF를 설립할 때 네트워크나 경험 측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은 퇴임 후 350억달러의 자산을 굴리는 미국 PEF 워버그핀커스 대표로 옮겼고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던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헤지펀드인 시타델인베스트먼트그룹의 선임 고문을 최근 맡았다.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도 대형 금융회사를 떠나 PEF에 자기 자금을 투입하며 '평생 직장'으로 삼고 있는 추세다. 골드만삭스 한국을 이끌다 KB국민은행 대기업금융그룹 부행장을 지낸 이찬근 전 하나IB증권 사장은 블루런벤처스(BRV) 캐피털매니지먼트 한국 대표로 1년여 만에 시장에 복귀했다. 한국 JP모건의 산 역사인 임석정 전 대표도 최근 짐을 싸고 외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 한국 회장으로 새 출발했다. 그는 "기업의 해외진출과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PEF의 롤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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