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유동성 축소 우려로 우리나라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김재록 로비 사건으로 상승폭이 커져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한은은 이 같은 오름세가 오는 5월 이후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검찰 수사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상승폭이 더욱 커져 국내 민간기업들의 해외차입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이 내부적으로 분석한 ‘최근의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신인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외평채 가산금리(2013년 만기)는 지난 3월 말 현재 76bp(0.76%포인트)로 최근 한달 동안 13bp나 급등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금리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일본이 3월9일 제로금리 정책 폐지를 밝히는 등 전세계적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확산되면서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김재록 사건이 불거진 3월24일(73bp) 이후 우리나라 외평채 가산금리는 3bp나 상승, 같은 기간 신흥 시장국 평균치는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과 홍콩의 가산금리 상승폭은 0~2bp에 불과했으며 신흥 시장국 평균 가산금리(EMBI+)와 인도네시아 가산금리는 각각 7bp씩 떨어졌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김재록 로비 사건에 현대ㆍ기아차가 연루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이와 함께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3~4월 외국인 배당금 지급을 위해 해외 한국물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한 것도 가산금리 상승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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