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50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에 성공한 것은 조선경기 장기불황의 시름을 단숨에 날려버릴 만큼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상반기의 부진을 씻고 공격적인 수주행진을 이어갈 태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지금까지 총 17척, 54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 130억달러의 42%를 채우는 데 그쳤다.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낮은 달성률이다. 하지만 야말 프로젝트 본계약이 성사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은 단숨에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올해 수주목표에 근접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드릴십ㆍLNG선ㆍ군함 등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들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조선사들의 하반기 수주 전망도 밝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7월 현재까지 총 90억달러어치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며 올해 연간 수주목표인 130억달러의 69%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이 올 들어 수주한 물량은 LNG선 9척, 컨테이너선 7척, 드릴십 2척, 잭업리그 2척 등 모두 27척이다. 이 가운데 드릴십,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잭업리그 등 해양플랜트가 총 53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68%에 달했다. 특히 올해 조선업계의 최대어로 꼽히는 30억달러짜리 '에지나 FPSO'와 총 13억달러 규모의 잭업리그 2기, 7억달러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 등을 잇따라 수주한 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하반기에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LNG), FPSO, 부유식 원유저장설비(FSO), 컨테이너선 등이 수주 가시권에 있어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조선ㆍ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총 122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의 수주실적을 거뒀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인 238억달러의 51%에 이른다. 특히 조선 부문에서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춰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10척이나 수주한 게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은 1월 캐나다 시스판과 총 6억달러 규모의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맺은 데 이어 5월에는 중국 CSCL로부터 세계 최대인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7억달러에 수주했다.
전문가들도 조선 '빅3'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수주 속도를 감안하면 대부분의 국내 조선소들은 올 3ㆍ4분기 중 수주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이라며 "독을 채우고 나면 4ㆍ4분기부터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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