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는 남아 있지만 변수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국제연합(UN) 사무총장 도전을 진두지휘하며 야전사령관 역할을 수행한 최영진(사진) 유엔대표부 대사는 2일(현지시간) 4차 예비투표가 끝난 뒤 특파원들과 만나 “유력한 2위 경쟁자가 사퇴의사를 표시하고 반 장관을 지지하기로 한 만큼 향후 예측할 수 있는 변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반 장관이 사무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안전보장이사회의 본투표와 총회 인준 등 몇 가지 절차를 더 거쳐야 한다. 하지만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획득했고 가장 강력한 경쟁자까지 중도 포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변화의 여지는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일 4차 예비투표를 마친 안보리는 오는 9일 단일 사무총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본투표에 들어간다. 여기서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9표 이상을 획득해야 하지만 반 장관은 이미 예비투표에서 검증을 끝낸 상태라 문제가 안된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반 장관을 후보로 추대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안보리 단일 후보가 결정되면 총회가 이를 승인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총회에서 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를 볼 때 박수로 추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최영진 대사도 이날 인터뷰에서 “안보리 투표가 끝난 뒤 이사국 대표들이 나오면서 우리에게 ‘잘했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임이사국 5개국이 모두 찬성했기 때문에 향후 별다른 돌발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사실상 절차는 끝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다음주 월요일로 예정돼 있는 안보리 공식투표 절차를 걸쳐 반 장관을 유일한 후보로 확정하는 수순만 남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총회에서 새 사무총장 추인이 이뤄지면 각 지역그룹 대표 연설과 당선자의 수락연설이 이뤄지고 이후 현 사무총장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인수팀을 구성, 실무적인 인수인계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내년 1월1일 새로운 UN의 수장으로 첫발을 내딛게 된다. 최 대사는 4차 투표의 긍정적인 결과에 대해 “본인의 실력과 인품, 외교장관직을 유지하도록 도와준 정부의 지원, 겸손하게 이사국들을 설득했던 선거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사는 “매순간 가슴을 졸이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1~3차 투표에서 우리에게 반대표를 던졌던 이사국이 매번 변해 이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반대표가 상임이사국이었고 계속 반대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반 장관은 지금까지는 우리의 후보, 외교장관, 대한민국의 아들이었지만 당선이 확정되면 192개 UN 회원국의 사무총장이 된다”면서 “반 장관이 사무총장으로서 공정성ㆍ객관성ㆍ중립성을 유지하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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