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저축은행 그룹이 업계 총 자산과 여ㆍ수신의 40% 가량을 차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올해 매물로 나온 8곳의 부실 저축은행 중 3곳을 인수함으로써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저축은행 업계는 그룹화한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24일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 8월 말 현재 2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보유한 8개 저축은행 그룹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총 자산은 18조6,617억원으로 업계 전체 자산 47조8,294억원의 39.0%를 차지했다. 여신과 수신도 각각 14조9,223억원(38.8%)과 16조4,286억원(39.1%)으로 업계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그룹 단위로 보면 한국저축은행 그룹(진흥ㆍ경기 포함)의 총 자산이 4조3,06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솔로몬저축은행 그룹(부산ㆍ호남 포함)은 3조8,228억원으로 두 번째를, 부산 저축은행 그룹(부산2ㆍ중앙부산 포함)은 3조1,027억원으로 세 번째를 각각 차지했다. 4위는 제일ㆍ제이원저축은행 그룹으로 총 자산도 2조6,19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자산이 가장 적은 지방은행인 제주은행(2조1,460억원)보다 규모가 큰 저축은행 그룹이 4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스위스ㆍ푸른저축은행 그룹의 자산도 각각 1조6,687억원, 1조4,868억원으로 8개 저축은행 그룹 중 6곳이 1조원을 넘었다. 저축은행 그룹은 올들어 부실 저축은행 인수에 앞장서면서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지난 2004년에는 4개의 부실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에 참여한 저축은행 그룹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2005년 솔로몬저축은행이 부산 한마음을 인수한 후 올해는 8개 매물 중 세 곳을 저축은행에서 인수했다. 부산저축은행 그룹이 4월 125억원에 (서울)중앙을 인수해 부산중앙으로 사명을 바꿨고 솔로몬저축은행 그룹이 (전북)나라를 133억원에 인수해 호남솔로몬으로 편입시켰다.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저축은행 그룹으로 탈바꿈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고려저축은행은 5월 (서울)예가람을 323억원에 인수했고 삼화저축은행은 10일 (김천)솔본을 인수해 삼화두리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바꾸고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우량 저축은행들은 앞으로 부실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저축은행 그룹의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이 힘을 합쳐 영업정지된 (분당)좋은저축은행을 인수할 계획이 있다”며 “저축은행끼리의 인수합병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감독당국도 저축은행 대형화에 적극적이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을 개인이나 제조업체보다는 우량 금융기관이나 저축은행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뒤 “저축은행 그룹을 늘리고 대주주 숫자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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