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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주총 시즌] 경영권 분쟁 이슈 관심 끌지만…"이미 주가 뛴 기업 주의를"

엔씨소프트·신일산업 등 10개사 표대결 예상

재료 先반영 많아 주총 끝나면 급락가능성 커


주총 시즌이 막을 올린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10여개 기업의 주총에서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영권분쟁에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지분경쟁이 일반적으로 동반돼 주가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주총 이전에 재료가 해당 종목의 주가에 선 반영된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경영권 분쟁 등을 겪는 기업은 10여곳 정도로 파악된다.

이 이슈와 관련해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은 엔씨소프트(036570)다. 이 회사는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데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재신임 여부가 관심사다. 김 대표(9.9%)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한 넥슨(15%)은 지난달 지분보유 목적에서 경영참여를 분명히 했고 이사선임 등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서를 엔씨소프트에 전달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와 협력하는 데 있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인력을 동원해 게임을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자체적으로 모바일 게임 출시가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넥슨과 협력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넥슨이 어느 정도의 목소리를 낼지가 관건"이라며 "넥슨이 주총 이후 지분을 팔고 나갈 것인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18만원선이던 주가가 한때 21만8,500원까지 상승했지만 9일에는 17만8,5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선풍기 제조업 신일산업(002700)도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개인투자자인 황귀남씨는 지난해 초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이 회사 지분을 매입했으며 최근에는 공시를 통해 신일산업 지분을 12.99%로 늘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현 대주주 측이 확보한 지분(9%)보다 많은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4일 법원은 황씨가 제기한 신일산업 현 경영진의 직무를 정지하는 내용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에서 황씨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경영권 분쟁을 재료로 신일산업의 주가는 올 초 1,400원에서 9일 현재 1,880원으로 올랐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수익개선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 신일산업의 경우 경영진과 황씨의 지분 경쟁이 다소 어색해 보인다"고 전했다. 대형 기업도 아니고 수익성 전망도 밝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권 분쟁 테마로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주총이 끝나면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도 일동제약(000230)과 2대 주주인 녹십자(006280), 셀트리온제약(068760)과 페트라3호사모투자전문회사(PEF) 등의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다. 일동제약은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오는 20일 주총에서 녹십자가 제안한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 건에 대한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는 경영권 분쟁이 알려진 지난 2월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88% 올랐다. 일동제약도 같은 기간 10.67% 상승했다.

셀트리온제약은 페트라3호사모투자전문회사는 셀트리온제약 지분보유 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인한 기업가치 제고라고 밝혀 향후 추가 지분 확보가 예상된다. 그러나 올 1월23일 기준 셀트리온제약의 최대주주인 셀트리온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9.34%에 달해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이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페트라3호사투자전문회사는 셀트리온제약 지분인수 소식이 알려진 4일 이후 24.46%나 주가가 급등했다.

양지사(030960)도 이배구 회장의 두 아들 이진-이현 형제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한국토지신탁도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최대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2대주주인 아이스텀인베스트 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대 주주인 김승호씨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획득해 김종천 대표와 지분 차이가 4%에 불과한 가발제조 업체 우노앤컴퍼니(114630)도 경영권 분쟁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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