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국내설비에 기반했던 로컬 메이커에서 벗어나 글로벌 메이커로 거듭나고 있다. 2002년 12만5,000만대의 해외생산 판매는 2004년 40만대를 넘어섰고, 미국 앨라바마 공장의 본격 가동이 시작되는 2006년에는 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아차의 중국, 슬로바키아 공장을 감안할 때 2009년경 현대차 그룹은 국내외에서 약 6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5’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기대가 반영돼 현대차의 주가는 연초 5만원 대에서 현재는 10만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연초대비 높은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동부증권은 2006년 현대차의 주가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2005년 영업실적이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하락 등 3대 비우호적이었던 외부요인에 의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 등 근본적인 내부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연초 대비 주가가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80년대 후반 북미 현지화를 추진했던 일본 도요타의 주가 재평가 과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업체들의 상황과 현대차의 현재 상황에 내외부적으로 많은 유사점이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주가 재평가는 86년 북미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렉서스’ 출시로 고급브랜드로의 자리매김과 시장점유율 확대가 이루어졌던 9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감안할 때 현대차가 고급브랜드로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지만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대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현대차의 고급차 시장에 대한 도전이 2007년 이후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최대 과제인 브랜드 품질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주가 측면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 초반 도요타의 밸류에이션이 본격적인 재평가 구간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동부증권 조수홍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