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대 국가경제발전의 기틀이 됐던 ‘5개년 경제개발계획’과 유사한 중장기 국가운영계획들이 최근 연이어 발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해당 분야가 재정ㆍ민자사업ㆍ복지ㆍ위험관리ㆍ미래비전 등 국가 핵심 분야를 전부 아우르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차기정권까지 이어가야 할 계획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 및 여론수렴과정이 부족한데다 실행 가능성 점검 노력도 적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주요 경제부처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5~10년 단위로 마련하고 있는 관리계획은 5~6개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은 나라곳간을 어떻게 운용하고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에 치중돼 있다. 국가가 나서 경제운용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과거 5개년 경제개발계획과 비슷한 모습이다. 재정 분야에서는 지난해부터 작성된 5년 단위 중장기 재정운용계획의 2006~2010년 계획이 오는 4월까지 기획예산처에서 마련된다. 또 20~30년 뒤 국가의 미래모습을 전망하고 그에 필요한 재정운용계획을 담은 ‘2030 플랜’(가칭)도 9월께 발표된다 국가채무의 경우 200조원이 넘는 나라빚을 전담관리할 기구설치 등이 예정돼 있다. 또 인구ㆍ노동ㆍ복지ㆍ통일 등의 위험요인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 위험관리 종합계획’도 마련된다. 이들은 재정경제부가 하반기를 목표로 입법화 및 관련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줄어드는 경제 분야 재정지출을 대신할 BTO 및 BTL 등 민간사업 규모와 전망에 대한 5년짜리 계획도 사상 최초로 수립된다. 최근 여론 반발로 작업진척이 늦어진 중장기 세제개혁방안도 하반기 공청회를 통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기획처ㆍ보건복지부 등이 ‘한국형 복지모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중장기 복지정책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들은 현 정부 이후에서도 꾸준히 추진돼야 할 사안임에도 불구, 여론수렴이나 여야합의 과정이 극히 부실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단기적 현안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계획만 발표해놓고 이를 담보할 추진성과가 부족할 가능성도 있는데다 정권변화가 있더라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적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세제도 개혁방안의 경우 공청회가 열리기 전부터 여론 및 정치권의 반발로 지자체 선거 이후로 추진이 미뤄졌고 국가채무관리계획의 경우 어디까지를 국가채무로 볼 것이냐에 대한 여야합의 부족으로 관련 법안이 수년간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갑자기 늘고 있는 장기 계획들이 향후 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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