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 아래로 추락했다. 여기에 7월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올 전체 성장률도 2%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장기 저성장을 의미하는 'L자형'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에 머물러 1ㆍ4분기 0.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2ㆍ4분기와 비교해도 2.4% 성장에 그쳐 올 상반기 성장률을 한은의 예상치 2.7%를 밑도는 2.6%로 끌어내렸다.
한은의 상반기 성장률 예상치가 빗나감에 따라 올해 3% 성장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성장세를 이끌 동력이 없는 상태여서 올해 3.0% 성장률 달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유럽 위기의 근본적 해결에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경제는) L자형 경기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관적 경기전망에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조선과 수출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수은은 조선사의 하반기 수요(1조6,000억원)를 감안해 제작금융 한도를 3조원으로 기존보다 1조1,000억원 확대한다. 플랜트 역시 수은의 보증공급 및 제작금융 지원규모를 1,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상향한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무역대금을 원활히 회수하기 위해 무역금융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조7,000억원 늘어난 6조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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