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의 최대 변수는 가격이다. 인수 주체의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비전도 중요하지만 일단 높은 가격을 써 낸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비 가격적 요소도 따져 볼 것”이라며 “하지만 (현대건설 매각 과정에서) 가격에 대한 부분이 그래도 3분의 2 이상은 되지 않겠냐”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현대그룹 모두 현대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입찰가격이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 보다 더 높아질 여지도 적지 않다. 현대건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34.88%다. 경영권에 대한 인수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현대건설 매각가격은 3조5,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양측 간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 인수 가격은 시장 예상 보다 더 상승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매각가격을 감당할 수 있느냐 여부다. 현재 가격 대도 꽤 높은 선이다. 여기에 인수가격이 경쟁 치열로 인해 4조원을 넘어설 경우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그룹이나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M&A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워낙 큰 M&A 대어 이고, 현대차와 현대그룹이 강력한 인수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양측 모두 인수 가격에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그룹 모두 인수에 저 마다 자신을 표시하고 있다. 인수자금 마련 등에도 자신 있다는 각오다. 하지만 3~4조원으로 추정되고, 경쟁 여하에 따라서는 이 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막대한 자금을 들여 현대건설을 인수했을 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나 현대그룹 모드 ‘승자의 저주’의 덫을 피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야 하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의 최대 핵심은 양측이 인수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며 “현대건설 인수 승자가 누가 되던 간에 ‘승자의 저주’에 걸리지 않아야 된다”고 강조했다./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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