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제2의 모뉴엘 사태를 막기 위해 '매출채권 매각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 등을 집중 감리한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2015년도 중점 테마 감리 실시계획'을 공개하고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한국공인회계사회 등에 통보했다.
금감원의 내년 테마 감리 대상은 △매출채권 매각 관련 회계처리 △특수관계자 거래 관련 주석 기재 △영업이익 등의 산정 △이연법인세자산 회계처리 등의 적정성 여부다.
금감원이 매출채권 매각 관련 회계처리를 중점 감독하기로 한 것은 올해 발생한 모뉴엘 사태 때문이다. 모뉴엘은 허위 매출채권을 발행해 은행에 할인 매각한 뒤 대출을 받아 자금을 융통했지만 차입금을 갚지 못해 최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때 재무제표에는 매출채권과 차입금을 각각 자산과 부채로 표기해야 하는데도 이를 상계해 마치 은행차입금이 없는 것처럼 회계처리하는 경우가 있다"며 "모뉴엘 사태를 계기로 매출채권 매각 관련 분식회계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관련 사항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재무제표 주석 기재 사항인 대주주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한 은폐나 축소 여부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특수관계자가 다른 계열사와의 거래가 빈번한데도 거래 총액을 누락하고 기말 채권이나 채무 잔액만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기재해 총액을 축소시키는 행위, 다수의 특수관계자를 개별 기재하지 않고 뭉뚱그려 거래총액만 기재하는 행위 등이 점검 대상이다. 이런 수법은 세모그룹 계열사들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의 거래에 사용해 금융당국의 감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영업이익이나 이자비용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부채 비율 감소를 목적으로 이연법인세자산을 인식하려는 경우도 집중 감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테마 감리 사항을 미리 공지한 만큼 상장사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신중을 기하기를 바란다"며 "내년 3월 2014년도 재무제표가 공시된 이후 테마 감리 대상 회사를 선정해 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ed.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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