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강국 아르헨티나. 1부 리그만 22개팀에 5부리그까지 총 100개가 넘는 클럽팀이 있다. 그 중 ‘벨레스 사르스필드’라는 팀은 아르헨티나에서도 5대 명문 클럽 중 하나로 손꼽히는 팀이다. 그런데 이 클럽 유소년팀의 주장이 한국인이다. 지난해 전기리그 우승까지 일궈낸 이 선수의 나이는 불과 15살. KBS 1TV는 5일 오후 7시 30분 신년특집 다큐멘터리 ‘임자도 축구소년, 아르헨티나를 달린다’편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벨레스’ 유소년팀 주장인 김귀현을 주목한다. 세계 최고 축구강국에서 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전라도 출신 소년의 알려지지 않은 감동 스토리를 전한다. 전라도의 외딴 섬 임자도 출신인 김군은 청각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TV에 나오는 축구 국가대표가 꿈이었지만 섬에서 다니던 학교엔 축구부가 없었다. 김군은 초등학교 6학년때 경남 남해에 지역축구클럽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어린 나이에 혼자 몸으로 객지에 나간다. 쟁쟁한 학교 정식 축구부원들과의 경쟁은 버거웠지만, 클럽에 초빙된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은 귀현이를 눈여겨본다. 그러나 감독의 아르헨티나식 클럽육성이 국내 학원축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클럽은 해체된다. 귀현이의 형편상 한달에 100만원 이상이 들어가는 학교 축구부는 들어갈 수 없었다. 해체 6개월 후, 감독이 귀현이를 찾아온다. 자기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가자고 제안한다. 학비도, 클럽비도 모두 자신이 대겠다는 제의와 함께. 2004년, 귀현이는 눈물짓는 부모님을 뒤로 한 채 아르헨티나행 비행기에 올랐다. 말도 통하지 않는 아르헨티나. 전세계 축구 영재들이 모이는 그 곳에서 귀현이는 실력 하나로 명문클럽 벨레스 유소년 팀에 합격한다. 클럽 역사상 아시아출신으로는 두번째 선수. 탁월한 기량으로 주장 완장까지 찬 이 한국소년에게 아르헨티나 기자들의 취재가 몰렸다. 지구 정반대 땅. 15살의 나이에 성공한 한 소년의 고향방문기가 카메라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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