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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자원패권시대] <4·끝>전문가 좌담

"자원-인프라 지원 연계 '패키지 전략' 필요"


<참석자> ▦김대형 지질자원연구원 자원정책실장 ▦백두옥 산업자원부 자원개발총괄팀장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실장 <가나다순> “해외 에너지 직접 개발은 지금과 같은 고유가 상황이 아니라 저유가 환경에서도 꾸준히 추진해야 합니다. 지난 2004년 이전 저유가 환경에서 에너지 개발에 나섰더라면 현재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서울경제는 고유가 추세 속에 안정적으로 에너지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세계는 지금 에너지패권 시대’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김대형 지질자원연구원 자원정책실장, 백두옥 산업자원부 자원개발총괄팀장,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실장(가나다 순)을 패널로 초청해 종합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패널들은 한결같이 “에너지 개발은 10년 이상 진행해야 성과가 나온다”며 “국제 유가에 따라 일회적인 이벤트로 사업을 할 게 아니라 길게 내다보고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에너지자원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일관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또 “중국 등 경쟁국들이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경제원조 자금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물량공세가 어려운 만큼 자원 보유국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기술(IT)ㆍ도로 등 인프라 지원과 연계하는 ‘패키지 전략’을 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자원부뿐만 아니라 재정경제부ㆍ정보통신부ㆍ건설교통부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자원개발전략실장=유가가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급 문제입니다. 여기에다 ▦이라크-터키 분쟁, 이란 핵 문제 등 국제정세 불안 ▦달러화 약세 ▦넘치는 유동성에 따른 투기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가가 수급상황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화되고 중국이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거나 투기적 요인이 완화되면 유가가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급 문제가 있어서 예전 같은 저유가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김대형 지질자원연구원 자원정책실장=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내년 유가를 평균 100달러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가격으로 보면 제2차 석유파동 때의 가격 수준입니다. 그런데 제1ㆍ2차 석유위기 때와는 구조적 이유가 다릅니다. 당시에는 다국적 석유회사의 시장 지배력을 산유국이 깨는 과정에서 유가가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유가급등은 신흥시장의 에너지 수요 급증이 이유입니다. 석유위기 때는 현물 및 선물시장이 지금처럼 발전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시장기능이 커진 현재 이러한 급등세는 수급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인구가 30억명으로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ㆍ일본의 산업화 때도 자원 수요 급등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30억명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백두옥 산업자원부 자원개발총괄팀장=유가전망에 대해서는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문제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입니다. 에너지 자주개발은 불투명한 미래상황 때문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참여정부 이후 적극적인 해외자원 개발을 시작해 투자도 늘어나고 사업 수도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석유ㆍ가스 자주개발률은 지난 2006년 말 기준으로 3.2%인데 선진국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전략적인 중장기 계획이 부족한데다 전문인력ㆍ기술ㆍ정보력 등 인프라도 약하기 때문입니다. 자원개발 공기업인 석유공사ㆍ가스공사ㆍ광업진흥공사의 글로벌 경쟁력도 약합니다. 범정부적인 협력 채널 구축과 재원 및 인력 확보가 필요하며 공기업의 대형화ㆍ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김 실장=자원확보에 대한 사회의 마인드 부족도 문제입니다. 강대국을 꿈꾸는 나라는 자원확보를 필수 어젠다로 삼습니다. 자국 내에 유전이 없던 나라들은 자원개발 공기업을 성장시켜서 자원확보 시스템 만들었습니다.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프랑스의 토탈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1970년대 말 석유개발공사 등이 의지를 보였으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몰락했습니다. 자원개발 부문을 앞 다퉈 매각하면서 전문가 3분의2가 실직하고 인력 풀 자체가 구조적으로 와해됐습니다. ▦정 실장=역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국내 부존 자원이 없기 때문에 인력양성 배경이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ㆍ인도 등은 자원 부존량이 있었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은 자원이 없지만 식민지를 통해 노하우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1980년대에 자원개발에 진출하면서 붐이 일어났지만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관심 자체가 줄어들었습니다. ▦백 팀장=자원개발 쪽에 투입하다가 외환위기를 맞았고 참여정부 들어서야 비로소 국가적 어젠다로 추진됐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자원개발의 기초체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외 자원개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인력을 확보하고, 정보력을 확충하고, 범국가적인 어젠다로 성숙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투자재원을 늘리기 위해 펀드를 만들었고 수출입은행 등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보증보험 등의 협력도 이끌어냈습니다. 핵심 기술을 확대하기 위해서 10년간 5,000억원을 투입하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습니다. 자원개발 전문 대학원 설립, 자원 개발 아카데미를 통한 인력 양성, 병역특례 확대 등 인재 확보 노력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제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 대형 국책 과제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김 실장=일반적으로 성공적인 개발을 하려면 정보ㆍ인력ㆍ재원ㆍ기술력 4가지가 충족돼야 합니다. 이 가운데 재원은 특수은행 활용과 펀드를 통해 자국 내 조달이 가능합니다. 금융자유화가 되면서 해외 자금 조달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정보ㆍ인력ㆍ기술은 구조적으로 시장실패의 요인이 있어서 공공 부문이 지원해주지 않으면 역량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이는 단기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원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데 과거에는 에너지 직접개발 분야는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적이 많았습니다. ▦정 실장=에너지 직접개발은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야만 성과가 나옵니다. 문제는 마스터플랜도 중요하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추진해야 하는 게 관건입니다. 유가가 떨어져도 계속해야 합니다. ▦김 실장=석유의 생산 및 소비에 관련된 세금이 1년에 20조~30조원 걷힙니다. 이중 자원개발에 투자되는 자금은 30분의1인 1조원에 불과합니다. 만약 석유 관련 세금 가운데 5분의1만 투입된다면 자원개발 역량은 보다 획기적으로 커질 것입니다. ▦정 실장=예산증액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과 민간 자금 투자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정부 예산은 민간이 꺼리는 고위험 사업에 투입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인력양성이나 기술개발ㆍ정보육성 등 민간이 하지 않는 부문에도 투입돼야 합니다. 개발이나 탐사 등은 금융기관의 자금이나 펀드를 이용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금융기관은 펀드 차제에는 관심이 있지만 에너지 개발을 이해하는 기관은 드뭅니다. 금융 쪽에도 에너지 개발 전문가 육성이 필요합니다. ▦백 팀장=정부 부처 간 협력도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덧붙여 자원 개발 공기업들이 전문화 및 대형화의 길을 갈 수 있게 하는 지원 방안도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정 실장=에너지 개발은 산자부가 주체지만 외교부 및 예산처가 함께 돕는 시스템이 안돼 있습니다. 중국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경제협력 자금을 들고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후진국들에 물량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물량공세를 할 수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후진국들은 교육과 기술ㆍ정책 등 경제건설을 위한 노하우에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우리의 발전 경험을 전수하면 효과적입니다. 산유국의 ITㆍ도로 등 사회적 인프라 지원을 자원 개발권과 연계시키는 패키지 전략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ㆍ정보통신부ㆍ건설교통부 등이 함께 가야 합니다. ▦김 실장=자원개발은 기본적으로 고위험 사업이며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에너지 직접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도 외국 기업에 비교하면 왜소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의 글로벌 석유 관련 공기업처럼 대규모 위험 사업에 투자하다가 실패하면 회복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때문에 탐사ㆍ개발ㆍ생산 사업의 균형, 소규모 수익 사업과 대규모 투자 사업의 균형, 정유사와 종합상사의 분업관계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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