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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은행 업종 가운데 증권가에서 앞다퉈 유망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올해 은행주 전반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옛 조흥은행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가시화, 하이닉스반도체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의 증가 등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지주는 오는 10월 최종 매각 예정인 LG카드의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우선 은행 업종의 실적은 올해 호조세를 보이고 내년에도 안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동부증권은 “앞으로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올 은행권의 연간 실적이 지난해보다 15.6%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이어 “가계 부채 조정이 상당부문 진행됐고 기업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있다”며 “은행간 규모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대출 확대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견조한 대출 성장과 낮은 대손충당금, 하이닉스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 등으로 은행주들의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권의 경쟁 과열 우려에 대해서도 “앞으로 한국은행의 콜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 수익성이 좋은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 확대, 대출 성장 둔화에 따른 가격 경쟁 완화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는 마진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가 전망이 밝은 편인 은행주 가운데서도 유망주가 신한지주다. 동부증권의 경우 은행주 ‘톱 픽스’(Top Picksㆍ최우선 추천주)로 신한지주와 기업은행을 제시했고, 삼성증권도 신한지주와 대구은행을 꼽고 있다. 신규광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신한지주에 대해 “순이자 이익 증가세와 대손충당금 전입률 안정으로 순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5만원을 제시했다. 이 같은 호평은 실적 개선에다 보유 중인 구조조정기업의 막대한 지분 가치, LG카드 인수 가능성 등의 모멘텀까지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ㆍ현대건설 등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매각 이익은 총 2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말 하이닉스 지분 370만주 매각에 대해 “매각이익은 838억원으로 이는 올해 예상 세전이익의 3.1%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이를 3년 만기 국고채에 투자하면 연간 50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카드를 인수하게 될 경우 잠재적 시너지 효과는 시가총액의 36.5%에 이르는 5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신한지주는 수익성 개선과 견조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데다 LG카드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후보”라며 ‘매수’ 의견에 목표주가로 5만6,000원을 제시했다. 다만 예금보험공사가 내년 8월까지 보유 중인 신한지주 상환전환 우선주 2,200만주가 보통주로 전환, 매각할 예정이라는 게 우려 요인이다. 예보가 올 하반기 중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시가총액의 6% 수준에 달해 물량 부담 우려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내용으로 물량 부담도 제한적”이라며 “LG카드를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가 본 신한금융지주-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펀더멘털 탄탄… 경기둔화 적응력 갖춰
신한금융지주의 장점은 펀더멘털이 탄탄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주가이익비율(PER)은 9.1배로 다른 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싸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2008년까지 EPS 증가율이 13%로 은행주 중에서 가장 높아 2008년 PER는 업계 하위권인 7.1배로 떨어질 전망이다. 오래 보유할수록 투자 매력이 커지는 종목이라는 얘기다. 신한지주는 지난 3년 동안 조흥은행의 대출 증가율을 낮추고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 예상되는 경기 둔화에 강한 적응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는 지난 2003년 하반기 이후 대출증가율이 낮았다는 점 외에도 원화대출금 중 부동산담보 대출 비중이 55%,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61%로 다른 은행보다 높다는 게 대손비용률 하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세전이익은 2조8,246억원, 연결순이익은 2조1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40%, 16% 늘어날 전망이다. 또 신한지주는 LG카드의 인수 후보 중 하나다. LG카드 인수에 성공한다면 대출자산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12.8%로 상승, 총자산이익률(ROA)이 올라가고 EPS 증가 폭도 클 전망이다. 반면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영업권 발생으로 인해 주당순자산가치(BPS)는 하락하게 된다. LG카드 지분 80%를 주당 5만5,000원에 인수할 경우 신한지주의 올해말 예상 BPS는 1만8,035원으로 현재 추정치(2만3,228원)보다 크게 떨어지게 된다. 투자의견 '매수'에 적정주가 5만5,000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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