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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잇단 긍정 신호

"금융제재 문제와 동시 협상" 美 한발 물러나<br>천영우-김계관 南北수석 어제 만나 입장조율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북핵 6자회담 개최를 앞두고 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긍정적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 베를린에서의 북ㆍ미 접촉에서 ‘일정한 합의’를 이뤘다는 미국 측의 평가가 나온 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23일 “미국 측의 입장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주 중 개최될 예정인 북ㆍ미간의 금융제재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부분적이지만 북한자금의 동결 해제가 이뤄진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과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낮12시(현지시간) 베이징 장안구락부에서 긴급 오찬 회동을 갖고 6자 회담 개최를 앞둔 양측간의 입장 등을 조율했다. 천 본부장은 오찬 회동 후 “김 부상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면서 “차기 6자회담에서 진전을 이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지난주 북미 베를린회동에서 미국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적이었다”며 “베를린 회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6자회담 타결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의 북한자금 동결 해제문제에 대해 미국이 ‘전향적’인 의견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워싱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ㆍ미가 지난주 베를린 회동에서 북핵 6자회담과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동시에 협상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6자회담과 금융제재는 별개’라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북측의 요구에 유연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도통신은 특히 북ㆍ미간 베를린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 중에는 2,400만달러 규모로 알려진 BDA의 북한 동결계좌들 중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김 부상은 이어 ‘6자회담에서 조기 이행조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지금 그러한 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BDA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핵폐기 협상에 응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이미 밝힌 것이기 때문에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며 ‘선해제-후협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에 열릴 6자회담에서는 ‘북핵폐기 초기 이행조치’와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관련국간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 베이징 6자회담과는 달리 ‘초기이행조치’(영변 원자로 동결,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허용, 핵 프로그램 신고)와 ‘상응조치’(문서화된 안전보장, 식량 및 경제지원, 북ㆍ미 관계 정상화 협의 착수) 사이에서 구체적 진전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6자회담 전망과 관련, “ ‘3막짜리 드라마’ 가운데 ‘2막 1장’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 ‘2막 1장’은 말뿐 만이 아닌 초기 단계 조치 이행을 합의하고 이행일정을 구체화한 뒤 이행 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2005년 9ㆍ19공동성명이 본격적인 실천 단계로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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