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통해 내놓은 방안은 한국인의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는 '관광 내수'에 초점을 뒀다.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처럼 국내 관광산업도 중국과 일본 등 특정 국가 위주로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프랑스·일본 등 선진국은 국내 관광 시장의 내국인 비율이 80∼90%인데 우리나라는 60%도 채 안 된다"며 "일본인이나 중국인의 입국 여하에 따라 한국 관광산업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이 그동안 여행을 다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국내보다 해외에 치중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 여행을 간 내국인이 1,484만명을 넘어섰고 외국에 뿌린 돈도 178억3,820만달러(19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정작 국내 여행은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국인의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광이 가능한 여유시간을 늘리고 예산지원을 통해 비용을 보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전국 관광지 인프라도 정비한다.
이번 대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봄·가을에 맞춰 '관광 주간'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여름 휴가철에 집중돼온 관광수요 분산을 통해 관광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인데 이 기간에 맞춰 초·중·고교의 단기 방학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가 직장인의 휴가비를 보조하는 '근로자 휴가지원 제도'에 올해 5억원을 배정하는 등 예산지원도 늘린다.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곳에는 평균 연간 25억원을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국인의 국내 관광이 대폭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이번 정책이 여행비 보조를 통해 관광 수요를 늘리는 쪽에 집중돼 있고 정작 관광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관광이 비싸다는 인식이 여전한데 일례로 제주도에 가느니 일본에 간다는 인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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