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4분기 어닝시즌이 성큼 다가왔다. 대다수 상장 기업의 1ㆍ4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일부 업종의 경우 ‘어닝쇼크(earning shock)’ 상황도 빚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발표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실적이 상당히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던데다 현재의 주가수준도 실적악화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업종 및 종목의 경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할 수도 있는 만큼 종목별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ㆍ4분기 실적, 전년 동기의 절반으로 떨어질 듯=3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327개 상장사의 경우 1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6.4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47%나 급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소재(-43.23%), 금융(-32.0%), 산업재(-21.15%), 경기소비재(-14.92%) 등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틸리티ㆍIT업종의 경우 적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반면 통신서비스(12.05%), 에너지(10.41%), 의료(9.96%) 등은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가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듯=실적 악화가 나쁜 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주가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미 실적부진을 충분히 예견했던데다 주가에도 충분히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ㆍ4분기 기업의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시장의 눈높이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며 “그래서 시장에서는 비관적인 실적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실제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주가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긍정적 시그널을 보이는 거시경제지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1ㆍ4분기 실적부진보다는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경기선행지수도 개선됐고 12개월 실적전망도 상향 조정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목을 기준으로 선별적 접근 필요=이번 어닝시즌에서는 업종ㆍ종목별로 성적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옥석 가리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일부 업종 및 기업은 눈에 띄는 실적개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정유화학ㆍ증권 등은 다른 업종에 비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또 황금에스티(철강), 현대모비스(자동차), 삼성화재(보험), 현대건설(건설) 등은 경쟁업체에 비해 탁월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철강ㆍ효성ㆍLS산전ㆍ코오롱ㆍSK에너지 등은 경쟁업체보다 빠른 실적개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에 대한 실적기대치가 낮은 상황이어서 업종 전체보다는 개별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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