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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이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친환경 에너지기기 제조기업으로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26일 중국에서 다수의 콘덴싱 가스보일러와 온수기를 병렬로 연결해 중대형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캐스케이드 시스템 로드쇼'를 열고 시장 공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북경을 시작으로 27일 상해까지 이어지는 이번 로드쇼를 계기로 경동나비엔은 중국 내 병원· 호텔·사우나·리조트 등 공공·레저시설 등 상업용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지난 7일 경동나비엔은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서울시와 산둥성 간의 환경기술 협력 포럼에 국내 업체를 대표해 콘덴싱보일러 기술을 중국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석탄보일러 사용으로 인한 대기 질 악화로 고민하고 있는 중국 관계자들에게 현재 석탄과 화목 중심의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보일러로 콘덴싱보일러를 소개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산둥성 지난시를 시범도시로 지정해 경동나비엔의 도시 우수환경 기술을 시범적으로 적용하기로 하는 부속서도 체결했다.
이는 경동나비엔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기기 제조기업'의 이미지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내 보일러 업계 최초로 지난 1993년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북경과 상하이 지역에 판매법인과 생산법인을 운영해온 경동 나비엔은 20여년 동안 중국 내 입지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중국 '국가 가스 검측센터(CGHC)'에서 선정한 가스보일러 10대 브랜드에 선정된바 있다. 현재는 도시가스 공급사인 신오도시가스와 함께 산둥성과 몽골 지역 신도시를 중심으로 보일러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은 지난 2013년 100만대에서 올해 120만대로 성장하며 꿈틀대고 있다. 이미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120만대)과 맞먹는 수치까지 규모가 늘었지만 중국의 거대한 소비층을 감안하면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중국시장 공략과 더불어 경동나비엔은 콘덴싱보일러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녹색 에너지기기를 개발, 녹색기업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스털링엔진과 콘덴싱보일러를 결합한 스털링엔진 m-CHP(초소형 열병합발전) 제품인 가정용 전기발전보일러 '나비엔 하이브리젠 SE'를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보인 것.가스를 공급하면 스털링엔진이 돌아가면서 전기를 만들고, 이때 발생한 폐열을 재활용해 보일러를 통해 온수와 난방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일반 보일러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높은 것은 물론 질소산화물 배출은 70%, 이산화탄소 배출은 25% 절감할 수 있다.
올 6월에는 서울시와 함께 가정용 전기발전보일러 실증협력사업 MOU를 체결하고 에너지효율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소 등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에도 돌입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청 별관과 청운동 가정집에 가정용 전기발전보일러 나비엔 하이브리젠 SE를 설치한 후 에너지 효율을 측정 중이다. 13%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확인되면 가정용 전기발전보일러 1만대를 보급하게 된다.
경동나비엔은 가정용 연료전지(가정용 SOFC) 시스템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2011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융합원천 기술개발 사업인 '그린홈 연계형 건물용 SOFC 시스템 개발 및 실증' 연구과제를 총괄하는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에따라 2016년 6월 사업 완료를 목표로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건물용 SOFC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은 가정용 연료전지와 콘덴싱보일러를 통합해 전기와 난방, 온수를 동시에 공급하는 구조다.
가정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연간 전기와 가스 비용을 최대 39% 이상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배출을 약 1.26톤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기존의 가정용 보일러와 설치방법과 장소가 유사하고, 도시가스 공급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차세대 녹색 에너지기기 보급을 위한 사회적 비용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범 대표는 "경동나비엔의 차세대 녹색 에너지기기는 기존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 에너지의 효율적 운용에 기여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기기가 국내에 보급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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