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중국에 반도체 분야의 12인치 웨이퍼 가공기술, 8.5세대 TFT LCD 제조기술 등 첨단기술 접근통로를 열어주기로 했다. 이 기술들은 그동안 중국이 손에 넣으려고 애썼으나 한국을 포함한 기술 선진국들이 이전을 극히 꺼리던 품목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9일 “대만 경제부 공업국이 최근 ‘제조업의 대륙투자 개방 보고서’에 12인치 반도체 웨이퍼와 8.5세대 TFT LCD 기술, 첨단 석유화학 등 110개 업종을 포함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기업이 대륙에 진출할 경우 공장건설 총량규제를 철폐하고 기술제한도 12인치 웨이퍼에 65나노(1나노는 10억분의1m)로 대폭 완화한다. 또한 대만의 LCD 기술은 8.5세대까지 중국에 공장설립이 가능해지고 석유화학 투자의 문턱도 크게 낮아진다. 이에 앞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주 반도체 업계 관계자와의 회동에서 “대만의 12인치 반도체 웨이퍼 기술에 대한 중국 투자제한을 해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대만은 지금까지 반도체의 경우 8인치 웨이퍼에 0.13미크론급 미세가공 분야까지만 중국 현지투자를 허용해왔다. 대만 정부는 또 이달 안에 중국 자본에 문을 활짝 여는 획기적인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KOTRA 타이베이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제조업과 서비스업ㆍ공공건설 등에 걸쳐 총 101개 업종을 중국 자본 투자유치 개방 업종으로 최종 선정하고 이를 이달 중순 정식으로 공고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투자유치 개방 업종에는 컴퓨터, 전자제품 생산업 등 대만경제의 ‘간판 업종’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방직과 의류, 전자부품, 의약품, 고무, 플라스틱, 전력설비, 기계설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등 65개 제조업의 빗장이 열린다. 서비스업은 전신과 운수ㆍ전통산업에 걸쳐 총 25개 업종, 공공건설 부문은 항공ㆍ항구ㆍ관광레저시설에 걸쳐 총 11개 업종에 대한 대륙자본 진출이 허용된다. 다만 대만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하이테크 산업 가운데 IC패키징 및 설계, 웨이퍼, FPD 업종 등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신아 KOTRA 타이베이 KBC 차장은 “이번 투자유치 개방 업종은 기술 방면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 위주로 구성돼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에 대한 투자유치 개방이 대만 산업계의 자금유입을 활성화시켜 생산 가동력 및 노동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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