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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오의 게임이야기] 게임중독
입력2003-06-03 00:00:00
수정
2003.06.03 00:00:00
김호정 기자
마약, 알콜, 카페인, 채팅 그리고 게임, 이 다섯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중독증이다. 중독증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그 현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경험하게 되면 자제력을 잃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아니 병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최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중학생 가운데 27.5%가 사이버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청소년 게이머 10명 가운데 한명이 게임중독 증세를 앓고 있다고 보고했다.
게임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게임 때문에 청소년이 학업을 포기하고 직장인이 회사일을 소홀히 해버린다면 그것은 사회전체의 손해로 우려할 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재미있는 게임은 분명 중독성이 있다.
롤플레잉 게임은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데 집착하게 만들고 어드벤처 게임은 미션을 해결하는 데 몰입시킨다. 스포츠 게임은 점수나 순위에 연연하게 만든다. 온라인 게임은 오래하면 할수록 금전적 보상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독현상을 부추기는 폐해를 유발한다. 그러나 게임개발회사 입장에서 보면 중독증은 그 게임의 상업적 성공여부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대학입시나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게임을 게임회사들이 왜 궁리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그런 장르는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없다. 결국 비현실적인 게임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교육적 효과가 높지만 여전히 마니아들의 장르다.
과거에도 바둑에 빠진 자녀를 많은 부모들이 염려했다. 그러나 바둑이 사고력과 집중력을 배양시켜 준다는 것을 아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바둑을 지도했다.
대부분 가정에 PC가 있고 수만개의 PC방이 있는 나라에서 무조건 게임을 하지 말라는 식으로는 결코 게임중독증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 알콜 중독자가 술을 많이 먹게 된 이유가 있듯이 게임에 빠진 사람은 게임 말고도 다른 이유가 또 있는 것이다.
게임중독증은 경제, 교육, 가정문화 등 사회의 제반요소가 원인을 제공하는 종합 병리현상이다.㈜게임브릿지 대표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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