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8강 도전사는 5전6기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8강에 오르기까지는 무려 6차례의 도전에서 참담하고 때로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해야 했다.

올림픽은 32개국이 참가하는 월드컵과 달리 16개국만 본선 무대를 밟기 때문에8강에 오르지 못하면 그저 참가에 의의를 둘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첫 출전한 48년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를 5-3으로 누르고 8강전에 오른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조별리그가 없이 1경기만 이겨도 8강이었던 탓에 진정한 8강진출이라고는 할 수 없다.

조별리그 도입 이후 한국은 64년 도쿄,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5차례 본선 무대에 진출했지만 8강에는 단 한번도오르지 못했다.

때로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눈물을 뿌렸고 몇몇 대회에서는 다잡은 8강티켓을 마지막 경기에서 빼앗기는가 하면 한번도 지지 않았는데도 운이 나빠 탈락하기도 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16년만에 나선 64년 도쿄올림픽 본선은 기량이 모자라 탈락한경우.

체코에 1-6으로 패한 것을 비롯해 브라질에 0-4, 아랍공화국에 0-10으로 져 3경기에서 무려 20골을 내준 채 물러섰다.

이후 한국은 68년 멕시코, 72년 뮌헨, 76년 몬트리올, 80년 모스크바,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등 5차례 대회에는 아예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24년 간 인고의 세월을 보낸 끝에 88년 서울올림픽에 주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어 다시 본선에 오른 한국은 소련, 미국과 무승부를 기록해 8강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해 주저 앉았다.

한국은 이후 시드니올림픽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본선에 올랐고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8강 진출이라는 오랜 숙원은 풀기 어려웠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본선에서는 모로코(1-1), 파라과이(0-0), 스웨덴(1-1)과모두 비겨 무패 행진을 벌였지만 8강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고 소련 출신 비쇼베츠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가나를 1-0으로 눌러 8강 진출이유력했지만 멕시코와 비기고 이탈리아에 덜미를 잡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이 1차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패한 뒤 2, 3차전에서 모로코, 칠레를 각각 1-0으로 격파했지만 1차전 3골차 패배 때문에 골득실에서 밀려 본선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인 2승1패를 기록하고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6번째 8강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단 한번의 패배없이 자력으로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 월드컵축구 사상 첫 16강에 이어 한국 축구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뚜렷하게 새겼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