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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기업 1만클럽 만들자] <1> 구직자엔 생소한 '행복한 중기'

■ 서울경제·중기중앙회 공동기획

대학생 70% "우수중기 취업하고 싶지만…" 회사 이름도 잘 몰라

포털·취업사이트 등 통해 수박겉핥기식 구직 반복

기업도 홍보할 곳 못찾아 우수인력 영입 길 가로막혀


# 명품핸드백 제조기업인 시몬느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하는 이민수(42) 부장은 중소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자신의 선택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을 때가 IMF(국제통화기금) 직후라서 웬만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선 신입 사원을 뽑지 않았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교수님의 권유를 받고 시몬느에 입사했어요. 이듬해 대학 동기(연대 독문과) 대부분은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동기들보다 제 연봉이 높고, 대기업에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친구들에 비해 저는 5년 후, 10년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이 부장이 입사했을 때 시몬느의 매출은 1억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8억달러, 내년에는 10억달러 달성이 가능하고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구나 이 회사 영업이익률(세후 기준)은 12%에 달한다.

시몬느의 대졸 초임 연봉은 3,000만원대 초반. 매년 두 차례 지급하는 특별성과급(업무 성취도에 따라 500~1,000%)까지 합치면 웬만한 대기업 연봉을 넘어선다. 이름도 생소했던 중소기업이 10여년 만에 세계 굴지의 명품 핸드백을 제조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 부산에 자리한 사출성형기 전문업체인 동신유압은 일한 만큼 성과를 나눠주는 시스템을 일찌감치 구축, 명품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병구 대표는 2년 전부터 회사 순이익을 성과급과 회사유보, 배당 등으로 3분의 1씩 배분하는 '333 제도'를 도입, 성과 보상 시스템을 마련했다.

신입 사원을 채용할 때도 학력·전공·성별 등과 상관없이 두 달간의 인턴 생활 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가능성을 평가한 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김 대표는 "중소제조업을 3D 업종이라고 하지만 지방이란 요소까지 더해 4D 업종이라면서 청년들이 기피하곤 한다"며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가장 큰 비결은 기술 혁신이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는 만큼 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회사 임직원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의식만 있으면 4D업종이란 장애도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탁월한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춰 성장가능성이 높은 데다 복리 후생 등 근무 여건이 좋은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여전히 생소하기만 하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흙 속의 진주'와 같은 알짜배기 기업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과연 어떤 기업이 명품 기업인지 알 수 없는 게 그 이유다. 아울러 청년층 상당수는 꿈을 펼칠 직장을 찾는 데 실패해 전공과 무관한 회사에 들어가거나 스펙 쌓는 데만 시간을 허비하다가 청년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우수 중소기업 명단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포털이나 채용 사이트를 통해서만 중소기업 정보를 제한적으로 접하고 있는 게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이다. 변정현 한국고용정보원 박사는 "구직자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리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기업 정보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상당수가 포털이나 채용 사이트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정보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중소기업들 역시 스스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채희선(25)씨는 "채용 사이트나 '워크넷'을 통해 기업 정보를 찾아보고는 있지만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공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매출이나 임금 수준 등 기본적인 정보도 오래 됐거나 아예 없는 곳도 많다"면서 "중소기업에 가서 일을 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투명한 정보를 공개해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전국대학생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시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정보 부족(41.2%)를 꼽았다. 기업들의 학력과 지역 차별(21.8%), 기업별 다른 채용 요건(20.1%)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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