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등 '큰손' 부상이어 출판·영화 시장 등에선 여성취향 작품도 제작 붐
| 뮤지컬 '렌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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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천사의 발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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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싱글 여성이 문화시장 전 영역에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2635(26~35세) 여성 세대들이 문화 전장르에 걸쳐 소비 주요 고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 이들은 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하는 계층으로 최근 결혼 연령이 늦춰지면서 여유로운 경제력을 바탕으로 문화 시장의 강력한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뮤지컬과 오페라 등에서 2635 싱글 여성이 큰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수년내 큰 흐름. 그러나 최근 출판 시장에서도 이들이 파워는 예년에 볼수 없는 추세로 확대되고 있는 영화업계는 이들 층을 주류로 한 내용의 영화들을 시장에 속속 내놓고 있다.
◇‘칙릿’에서 ‘칙빈’으로 확산=지난 2~3년간 출판계를 이끈 화두가 ‘칙릿’(Chick-Lit)이었다면, 올해는 ‘칙빈(Chick-BIn)’이 새로이 등장했다. 칙릿은 여성을 표현하는 속어인 ‘chick’과 ‘literature’의 합성어로 젊은 여성을 겨냥한 대중소설을 뜻하고, 칙빈은 젊은 여성을 위한 재테크 및 자기계발서(Business
& Investment)를 의미한다.
지난해 발간된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문학동네)와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 ‘여성생활백서’(해냄펴냄)가 대표적인 칙릿관련 베스트셀러. 말랑말랑한 소설이나 에세이가 주류였던 여성들의 독서취향은 재테크와 자기계발로 확산되는 추세다.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한스미디어), ‘청소부밥’(위즈덤하우스) 등 당초 남성 직장인을 겨냥한 책의 실구매자 60% 이상이 2635세대 여성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골드싱글’(고소득 미혼여성)이 급증하는 데 따른 현상. 이들이 홀로서기와 노후를 대비, 재테크와 자기계발 관련 서적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또한 인간관계ㆍ리더십 등 여성들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문을 극복하기 위해 책에서 멘토를 찾는 것이 새로운 독자를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용 영화 제작 붐=최근 영화계 역시 여성관객의 힘이 빛나고 있다. 지난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말죽거리 잔혹사’ 등 전형적인 남성영화가 대세를 이뤘지만 지난해 경우 흥행흥행 톱10 영화들은 ‘달콤 살벌한 연인’ 등 4편이 여성취향의 영화였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예매율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예매 관객 중 64%가 여성이었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도 61%가 여성 관객이었다.
충무로는 적극적인 여성 영화의 제작으로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호평받고 있는 ‘미녀는 괴로워’, ‘허브’ 등의 작품은 변화를 적극 수용해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주 흥행 1위에 오른 ‘마파도2’도 전편과는 달리 여성취향의 내용을 늘려 호평 받았다.
◇뮤지컬 시장 ‘큰손’ 2635 싱글여성=인터파크와 티켓링크 등 공연 예매사이트 업계에 따르면 공연 관객 10명 가운데 7명은 여성이며, 이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 갱 영화를 연상케 하는 줄거리 탓에 당초 남성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천사의 발톱은 대표적인 예. 남성 고객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벌였지만, 객석은 역시 2635 여성이 채웠다. 배우 조승우를 뮤지컬 스타로 올려 세운 이들도 역시 2635여성. 지난해 조승우가 주연으로 등장했던 ‘헤드윅’ ‘지킬 앤 하이드’ 에 이어 최근 대학로에 막을 올린 ‘렌트’ 등은 공연 예매가 개시되기가 무섭게 동이 났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남성들이 여가 생활로 골프 등 스포츠 쪽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데 비해 여성들은 뮤지컬 등 문화 상품에 강한 소비취향을 보인다”며 “문화 소비 주력층으로 20~30대 여성의 힘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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