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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자정권’응징 다짐한 부시연설
입력2003-01-29 00:00:00
수정
2003.01.29 00:00:00
정민정 기자
부시 미국 대통령이 28일 행한 국정연설에서 이라크와 북한 등을 `무법자정권`이라고 간접 지칭하고 강경한 어조로 비판한 것은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려는 국가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재확인 한 것이다. 지난해 `악의 축`이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도 북한 핵문제는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도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국 대통령은 매년 연초 국정연설,즉 연두교서를 통해 외교문제 국내정책 등에 대한 1년간의 시정방침을 밝히는 것이 관례다. 부시대통령이 이를 통해`무법자정권`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분명히 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 등 국제경제는 한동안 요동을 칠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미국정부의 태도를 예상이나 한 듯 이미 주가가 폭락하고 유가가 오르는 등 혼돈상태에 빠져 있다.
부시의 강경한 태도는 한마디로 이라크를 무장해제하기 위해 무력행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파월 국무장관이 2월5일 안보리에서 밝히겠다는 이라크의 불법행위 증거가 어떠한 것인지는 몰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의 개전선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2년간 이라크가 계획적으로 합의를 위반했다는 것이 미국의 인식이자 주장이다.
반전여론이 비등하고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아 부시대통령이 전쟁으로 치달리지 못할 것이란 가느다란 희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부시의 연두교서는 전반부를 경제를 중심으로 국내문제에 할애하고 후반부는 이라크 응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감세를 통한 경기회복으로 세계경제의 주엔진인 미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것이 지만 경제회복과 이라크응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북한핵은 부시대통령의 지적처럼 북한이 먼저 핵 폐기를 선언해야 겠지만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고 할 우리나라도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이미 임동원 특사를 북한에 파견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했고 북한은 미국이 항공모함을 동해에 파견한 것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반도 정세도 낙관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쟁 보다는 평화적 해결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아쉽게도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국제상황은 절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정권교체기를 맞아 온통 관심이 이에 쏠려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현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이라크 전쟁 가능성을 의심해 본 적 없다”는 부시대통령의 말을 되씹고 국제정세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정의 안정운용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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