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북한, 금강산세칙 대폭 개정 힘들듯

현대그룹과 북한이 합의한 이른바 ‘금강산관광세칙’의 대폭적인 개정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또 현대는 이미 관광세칙을 금강산 여행객들에게 배포할 ‘금강산여행약관’에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북한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와 현대는 빠르면 이번주중 베이징(北京)에서 실무자 협의를 갖고 금강산관광세칙 가운데 벌금규정 등 관광객의 여행심리를 위축시키는 부분에 대한 개정작업에 나서 되도록 오는 18일 첫출항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대와 북한측은 이미 금강산관광세칙을 만들 때 충분한 협의를 한 상태여서 세칙의 대폭적인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는 금강산관광세칙을 이미 금강산여행 약관에 대부분 반영했기 때문에금강산관광세칙 개정이 부분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당장 첫 출항과 20일 두번째 출항을 포함한 당분간의 금강산 여행에는 개정세칙을 반영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는 금강산여행객들에게 배포할 여행 약관 제11조(여행객의 책임)에서 ▲ 여객선 승선중인 경우 이외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음주해서는 안된다 ▲ 흡연은 지정된장소 외에서는 해서는 안된다 ▲ 쓰레기는 지정된 장소 외에 버려서는 안된다 ▲ 여행객은 유독물, 오물 또는 폐기물을 함부로 버리는 행위 및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를해서는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약관은 또 해당 사항을 위반할 경우 여행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더라도 이의를제기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현대의 약관은 금강산관광세칙 제26조 ‘질서관련 조항’과 제30조 ‘자연보호조항’과 비슷한 것으로 약관을 충실하게 지킬 경우 북한측이 정한 벌금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대는 설명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금강산관광세칙은 북한 금강산국제관광총회사와 현대가 이미 협의를 거쳐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폭적인 개정은 불가능할 것”이라며“다만 여행객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완화하는 쪽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행객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분으로 꼽히는 금강산관광세칙의 벌금 부과규정 등은 국내 또는 미국 등 주요선진국의 경우에 비추어볼 때 결코 과도한것이 아니라는 게 현대의 판단”이라며 “여행객들이 현대와 북한측 관광안내원의지시를 충실히 지키면 금강산여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