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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총리에 기대한다(사설)

김영삼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총리로 고건씨가 임명됐다. 현 정부들어 6번째의 총리다. 총리의 평균수명이 9개월이라니 국정의 난맥은 이처럼 잦은 내각개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럼에도 또다시 총리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현 정국은 정권적 비극이자 국가적 비극이다. 화타가 나온들 나라의 중병을 고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분위기쇄신을 위해 총리를 바꿔야만 하리만큼 나라 형편은 절박하다. 신임 고총리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는 하늘같이 높다. 3공시절부터 관계에 들어와 탁월한 행정능력을 발휘했고 수서사건때는 금력의 유혹을 물리친 청렴한 관리였다. 관계를 떠난뒤 학계에 몸담아 경륜을 넓혔다. 가계로는 학자인 부친으로부터 고매한 인품을 이어 받았다. 이 시대에 그만한 인재를 찾기도 어렵다는 얘기가 자연스럽다. 그러나 새총리에겐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그가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한다 해도 경륜을 펼 수 있는 기간은 1년도 안된다.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많은 것이다. 벌여놓은 일의 마무리만 잘하라는 주문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가 해야할 일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민심을 추스르는 일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한보부도, 노동법개정파동, 남북긴장상태등으로 민심이 흐트러져 있다. 이 봄에 학원가 소요가 이에 가세하게 되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고총리는 몸을 던져서라도 난국을 풀어가겠다고 했다. 소신과 경륜이 기대된다. 둘째는 경제살리기다. 무역적자와 외채는 쌓여만 가고 있다. 부도기업과 실업자도 자꾸 불어난다. 한보사태나 노동법파동의 진원은 경제난이다. 경제살리기가 안되면 민심을 추스르기도 불가능한 이유다. 그점에서 김대통령은 고총리가 자신과 호흡을 맞추어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사람을 내각에 포진시킬 수 있도록 특별한 배려를 해야한다. 더이상 경제팀내에 헤게모니 다툼이나 불협화음이 들려서는 안된다. 하반기의 대선관리는 고내각이 넘어야 할 험난한 고비다. 선거의 공정한 관리는 정치발전의 시금석이자 경제를 살리는 길도 된다. 고총리 임명과정에서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김대통령의 바뀐 인사스타일이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수많은 개각을 하면서 언론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은 의식적이라고 하리만큼 배제했다. 그러다보니 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행정수행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는 인사들이 많았다. 여론의 의표를 찌르는 인사라고 생각했음직하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깜짝쇼로 비쳤다. 이번엔 미리 후보를 띄워놓고 그에 대한 여론의 반향을 듣는 형식을 취했다. 여론을 의식하는 인사였다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여론을 중시하는 자세로 「마지막 내각」을 이끌어 유시유종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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