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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정책 해법을 찾는다] (2) 中企 성장방안 모색하자

'경제 주춧돌' 인식 적극 키워야지난 외환위기는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주었으나 그에 못지않게 귀중한 교훈을 남겼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 경제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체질사의 취약성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우리가 이 교훈을 쉽게 망각한다면, 또다른 형태의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허약한 성장체질과 불안정한 경쟁력 구조에서 벗어나 전천후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과제는 아직 미완의 상태로 남아있다.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 축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작지만 빠르고 강한 기업군'과 '부가가치 창출 구조의 고도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로부터 우리 경제의 선진 재도약을 위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역할과 중요성이 부여되고 있다. 흔히 중소기업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궁색하기 그지 없거나 오히려 중소기업에 대한 폄하에 불과한 경우가 적지않다. 이는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연유한다. 경제적 약자라는 측면은 중소기업의 단편적인 진실을 담고 있을 뿐이다. 최근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에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의 고용 흡수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특히 외환위기 극복 과정이었던 1997∼2000년 기간중에 나타난 전산업 고용구조의 추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이 기간중 대기업은 98만7,000명의 고용감소를 보인 반면, 중소기업은 141만7,000명의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 2000년 제조업 기준으로 중소기업의 고용 비중은 74.0%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고용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인데, 중소기업이 강한 이웃나라 일본도 제조업내 중소기업의 고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것이 1978년의 73.2%였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중소제조업의 고용 기여도는 놀라운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오래 전부터 고용창출정책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 경제도 머지않아 고용정체를 겪게 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따라서 중소기업 부문은 고용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매우 높은 정책 우선순위에 있어야 마땅하다. 중소기업정책의 또다른 필요성은 중소기업 문제에서 비롯된다. 중소기업 문제의 핵심은 대기업과의 격차다. 그동안 중소기업 부문이 양적 성장을 지속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의 격차는 심각하다. 중소제조업의 1인당 임금수준은 90년에 대기업의 66.1%에서 2000년에는 55.5%로 크게 낮아졌으며, 1인당 부가가치도 38.7%에서 35.4%로 하락했다. 노동장비율 역시 91년 대기업의 44.3% 수준에서 2000년에는 25.4%로 떨어져 대기업과의 차이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가 농업 부문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대기업 위주의 압축성장은 중소기업 부문의 희생 위에 이루어진 측면이 작지않다. 자동차, 전자 등 대규모 조립산업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 유수의 대기업을 갖게 된 것은 하도급 생산체제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도급생산 체제가 무엇인가. 조립 대기업을 정점으로 그 밑에 다수의 부품공급 기업들이 수직적으로 편입된 거래구조다. 이를 통해 우리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으나 정작 그 과실의 대부분은 모기업인 조립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갔다.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 소규모 협력공장에서 출발, 대규모 전문부품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적지 않은 반면, 우리에겐 그런 사례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동반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아직도 많은 부품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우월적 교섭력 남용으로 인해 낮은 단가와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우리 경제의 선진 재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업 경쟁력의 열쇠는 중소기업에 있다. 더이상 중소기업 부문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를 올바로 풀어내는 것이 중소기업을 제대로 키우는 길이다. 이제부터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구조를 완화 개선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또한 우리 경제가 중소기업에 기대하는 역할 만큼 중소기업을 제대로 대접해야 한다. /조영삼<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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