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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워터한라제지] 세풍 인수
입력1999-05-09 00:00:00
수정
1999.05.09 00:00:00
박형준 기자
보워터한라제지(대표 한상량)가 신문용지업체 ㈜세풍(대표 김정평)을 인수한다.9일 업계에 따르면 보워터한라제지는 한국을 아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장기 전략에 따라 한국내 사업확대를 모색, 세풍인수를 추진중이다.
이들 양사는 현재 막판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인수대금은 2억달러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세풍의 자산가치를 2억달러 가량으로 평가했던 보워터한라측이 세풍의 어려운 회사사정을 이용해 가격낮추기 전략을 취하고 있어 협상이 길어졌었다.
보워터한라는 미국의 대형 신문용지 업체인 보워터사(社)가 한라그룹 계열의 한라펄프제지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보워터는 미국 최대 신문용지회사로 전세계에 11개 공장에서 연간 330만톤의 신문용지와 펄프를 생산하고 있다. 보워터한라는 지난해 한라그룹으로부터 2억2,000만달러에 지분 100%를 사들여 세웠으며 전남 영암에 본사를 두고 있다.
보워터한라는 생산규모가 25만톤 정도로 신문용지 사업의 관건인 규모의 경제효과를 얻기에 모자란다는 판단에 따라 꾸준히 국내 다른 업체의 인수를 모색해 왔다.
보워터한라는 당초 대한제지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대한제지 양승학(梁昇鶴) 회장이 사업매각에 반대함으로써 이번에 세풍인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진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기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풍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산규모 3,923억원에 2,01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체 매출의 6% 가량을 차지하는 소규모 합판사업도 겸하고 있다.
세풍은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신문용지 선발업체이면서도 한솔제지(현 팝코전주)·신호제지(현 팝코청원) 등 업계의 대규모 증설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진데다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까지 겹쳐 사업이 악화됐었다.
여기에 F-1 그랑프리 자동차경주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계열사 세풍월드에 대한 무리한 지원으로 금융비용까지 늘어나 경상이익 576억 적자, 당기순이익 1,842억원 적자(98년말)를 기록했다. 세풍은 지난해 7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후 신문용지 사업의 매각을 통한 회생을 추진해왔다. /박형준 기자 HJ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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