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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시대 사실상 개막
입력2001-01-29 00:00:00
수정
2001.01.29 00:00:00
복수노조시대 사실상 개막
교섭창구 단일화 등 대책 시급
'1개사 2개 이상 노조'가 활동하는 복수노조 사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29일 경총에 따르면 단위사업장의 복수노조 허용(오는 2002년 1월)을 1년이나 남겨 놓고 있지만 최근 기업 구조조정으로 합병 및 사업 통폐합이 활발해지는데다 직종ㆍ직급별 노조가 설립되면서 사실상 복수노조 시대가 열리고 있다.
복수노조는 앞으로 산업 현장의 큰 흐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나 마땅한 방안이 없어 혼선을 빚고 있다.
◇늘어나는 복수노조=대한항공ㆍ현대전자ㆍ인천제철ㆍ포철로재 등 2개 이상의 노조가 설립돼 있는 기업이 3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가 3개 이상인 기업도 한국철도차량ㆍ㈜효성ㆍ㈜고합 등 1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현재 복수 노조에는 총 8만여명의 노조원이 가입해 있다.
복수노조 등장의 가장 큰 이유는 합병이나 사업 통폐합이다. 피합병 회사의 노조가 기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다.
효성ㆍ효성폴리에스터ㆍ효성중공업을 합친 ㈜효성은 3개 노조가 운영되고 있다. 특정 직종이나 직급별 계층을 중심으로 한 새 노조설립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에 이어 이달 초 아시아나 항공의 조종사 노조가 합법성을 인정받아 노조를 설립한 것이 이에 속한다. 이런 예는 통일중공업ㆍ현대모비스ㆍ오리온전기ㆍ대우통신 등 10여개에 이른다.
◇문제점=교섭관행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으나 산업계나 노동계는 아직 이에 적응하지 못해 혼선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초까지 약 3개월 동안 파업과 직장폐쇄로 진통을 겪은 한국철도차량이다.
99년 말 대우중공업ㆍ현대정공ㆍ한진중공업 등 세 회사가 통합된 이 회사는 기존 3개 노조가 그대로 존립돼 현재도 '한지붕 세가족'이다.
이 회사는 이달 초 가까스로 3개 노조 대표로 구성된 '공동투쟁위원회'와 3.5% 임금 인상 합의를 봤으나 앞으로 임금통합(단일화) 등을 놓고 또 한차례진통이 우려된다.
정부의 무리한 구조조정 추진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복수 노조 시대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산업계와 노동계 전체의 무사안일함이 이번 사태를 키운 근본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망 및 대책=현행법상 조직대상이 중복되는 경우에 한해 복수노조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장이 틀릴 경우 다수노조라 해도 복수노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복수노조의 경우 대부분 이에 속해 법적문제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재계는 조직 대상의 중복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노조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의무화해 '1사 1교섭 1협약'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모든 노조에 자율교섭권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불가피할 경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김영배 경총 상무는 "교섭비용의 증가, 불필요한 노사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생산적ㆍ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등 단체 교섭의 방법, 절차 및 기타 사항들에 대해 노사간 사전 조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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