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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거리판촉 나섰다
입력1998-11-04 00:00:00
수정
1998.11.04 00:00:00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거리로 나섰다.경기침체로 매상이 뚝 떨어지자 길거리와 남의 식당으로 손님을 찾아다니고 있다. 휴지나 라이터를 나눠주는 것은 옛말이다. 공중전화카드, 자, 즉석복권, 스포츠신문, 커피까지 제공하는가 하면 여종업들이 일반식당으로 찾아가 즉석 술시중을 들기도 한다. 업소들의 손님잡기 몸부림이다.
퇴계로입구 L건설 김격수과장은 점심때 회사문을 나서며 스포츠신문을 공짜로 받아본다. 회사주변 유흥업소에서 나눠주는 신문이다. 회사 앞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식당문을 나서면 P비즈니스클럽의 여종업원이 커피를 준비해 기다리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이쑤시개까지 받은 다음 휴지를 챙겨 회사로 돌아온다. 가끔씩 공중전화카드와 필기도구, 자 등 문구류를 받기도 한다.
모두 강북일대 유흥업소의 공짜 서비스다. 서울에서 이같은 유흥업소의 무료판촉장은 줄잡아 20여곳. 퇴계로입구·무교동·삼성본관주변 등 종로·중구 일대, 장기신용은행뒷편과 증권타운 등 여의도, 강남 테헤란로 일대 등 사무실이 몰려 있는 곳이다.
나눠주는 물품은 모두 사무직종사자들이 선호하는 것들이다. 이들이 주요 고객인 까닭이다. 스포츠신문과 문구류, 공중전화카드 등 사소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물건이다.
서비스 품목이 다양해지는 한편,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 즉석 술시중이 그것이다. 저녁시간 종로·중구 일대 식당에서는 유흥업소의 남녀종업원이 한 조가 돼 판촉물을 나눠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종업원이 잠시 손님(?) 옆자리에 앉아 술을 따라주고 받는다. 식사를 마친후 2차 술자리를 권하기 위해서다. 「고객밀착 마케팅」인 셈이다.
유흥업소측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H유흥주점의 종업원 박찬호(본명 박종화·22)씨는 『종로구 일대 4곳에서 매일 거리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나눠주는 물품값만 하루 30만원선』이라고 밝혔다. 한달이면 700만원 꼴이다. 직원들의 품값까지 치면 더욱 늘어난다. 그래도 투자한 것 이상을 뽑는다는고 한다.
고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다. IMF(국제통화기금)시대에 한 푼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여직원들의 눈총과 오해에 머쓱할 때도 있다. 여자친구와 부인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휴지, 라이터, 공중전화카드에까지 「야한」술집이름이 적혀있기 때문이다. 「여자에게는 휴지하나 주지 않는다」는 휴흥업소의 철칙도 여성들의 눈길을 곱지 않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S무역 이상태씨는 『유흥업소 판촉물을 본 부인으로부터 잦은 술집출입의 의혹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제가 회복되거나 유흥업소가 크게 줄지 않는 한 이들의 마케팅 열기는 오래갈 전망이다. 【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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