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황제주’ 자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지난해 금방이라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1위를 빼앗을 기세였던 포스코의 주가가 올 들어 끝없이 추락하면서 삼성전자와의 주가 격차는 예전대로(?) 돌아왔다. 지난해 이른바 ‘중국 관련주’ 바람을 타고 76만원까지 치솟았던 포스코 주가는 40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반면 지난 수년간 주가 부진에 시달렸던 삼성전자는 올 들어 뛰어난 주가 방어력을 자랑하며 60만원대를 재탈환했다. 21일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60만7,000원, 포스코는 45만8,000원이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나들던 지난해 10월만 해도 포스코의 시총 1위 등극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당시 70만원대를 지키던 포스코 주가는 8년 만에 삼성전자를 추월하며 시총이 66조원까지 치솟았고, 뜨거운 ‘매수’ 열기로 상장 후 처음으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52주 신저가 밑으로 추락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대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올 들어 사정은 역전됐다. 삼성전자는 약세장 속에서 장밋빛 실적전망을 등에 업고 주가가 꾸준히 상승, 시장 대비 시총 비중이 12%대로 제자리를 찾았다. 반면 포스코는 중국 관련주 거품이 꺼지면서 지난해 10월 대비 주가가 30만원 이상 빠졌다. 시총 역전이 코 앞에 다가온 듯했지만 어느덧 두 회사 간 시총 차이는 49조원 이상 벌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두 회사 간 시총 순위가 역전될 만한 장세는 펼쳐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종재 한화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경우 원재료 가격 급등 부담을 제품가 인상 등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우려하던 선을 넘어선 만큼 기관ㆍ외국인 모두 지난해처럼 급하게 사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와 관련, 김지수 굿모닝싱한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저하 우려가 있지만 LCDㆍ휴대폰ㆍ가전 등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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