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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삼성 임원 인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연공서열과 성별장벽의 파괴이지만 역시 핵심 포인트는 신상필벌이다. 특히 삼성전자 DMC 부문과 DMC 부문 내의 스마트폰사업부가 두드러진 약진을 보인 데서 신상필벌의 원칙이 확연히 드러났다.
아울러 대대적인 발탁, 여성 임원 승진 등의 결과로 30대 임원이 대거 늘어나면서 임원 평균 연령은 지난해 49.4세에서 올해 48.3세로 젊어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파격적인 승진보상을 통해 내년에도 더욱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CEO 후보군, 예년 수준으로 유지=삼성은 올해 전체 임원 승진규모를 지난해보다 소폭 줄였지만 전무와 부사장 등 고위임원의 경우 예년 수준인 150명을 승진시켰다.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하고 해당 사업의 글로벌 일류화를 앞당기도록 한 것이다.
신임 상무 승진은 사상 최대 규모인 335명으로 젊은 인재에 대한 중용도 단행했다. 젊고 역동적인 조직구현을 위해 이 같은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임원 규모가 지난 2011년 318명에서 2012년 326명으로 늘어났으며 2013년에는 335명으로 또다시 확대됐다.
이 같은 젊은 피 수혈로 30대 임원이 대거 중용됐다. 류제형 삼성전자 부장의 경우 3년 대발탁을 통해 상무로 올라섰다. 류 신임 상무는 LED TV의 발열 문제를 개선하는 등 제조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에 기여한 공로로 대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또 김경훈 삼성전자 부장은 시장특화형 TV 등의 제품 디자인 개발로 중국과 인도ㆍ중남미 등 성장시장 공략의 견인차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2년 발탁 상무로 승진했다.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었다=삼성전자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DMC 부문은 역대 최대 승진 인사로 보상을 받았다.
삼성전자 DMC 부문 승진자는 전체 167명으로 그룹 전체 승진자(485명)의 34%에 달할 정도다. 또 삼성전자 전체 승진자(226명)의 73%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반도체 부문은 2013년 임원 승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발탁과 대발탁에서 DMC 부문 내의 스마트폰사업부의 약진도 돋보였다. 삼성그룹 전체 승진자중 승진 시기를 1년 앞당겨 승진한 발탁 승진자의 경우 전체 74명에 이르는 가운데 스마트폰사업부의 발탁자가 22%의 비율을 보였다. 또 2년 이상 앞당겨 승진한 대발탁의 경우 전체 17명이지만 스마트폰사업부는 29%에 달했다.
특히 스마트폰 개발 부서와 마케팅 분야에서 발탁을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사람만도 5명에 이를 정도로 스마트폰사업부는 승진 잔치를 벌였다. 이 중 노태문 하드웨어 개발담당 전무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로 올해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김병환 소프트웨어 개발 전무와 김희덕 소프트웨어 개발 전무, 송현명 기구개발 전무, 이영희 마케팅 전무도 나란히 부사장 승진자 대열에 합류했다.
◇연구개발과 기술 승진 중시 및 다양성 확보=삼성그룹의 임원 인사에서 또 다른 특징은 임원 인사의 중심이 연구개발과 영업ㆍ마케팅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지원부서인 스태프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승진 임원 축소를 통해 현장중심의 인사 기조를 보였다.
연구개발과 기술 담당 승진규모의 경우 2011년 190명에서 2012년 189명으로, 2013년에는 191명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또 영업과 마케팅 부문 승진자의 경우 2011년 128명, 2012년 133명, 2013년 136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원부서인 스태프 부문의 승진규모는 2011년 전체의 31.4%에서 2012년 33.1%, 2013년 29.9%로 하락하는 추세다.
다양성 확보도 자연스레 이뤄졌다.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법인장(전무)은 해외 현지인 중 첫 삼성그룹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백스터 신임 부사장의 경우 성과에 따라 앞으로 삼성그룹 내 CEO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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