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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
입력2002-05-31 00:00:00
수정
2002.05.31 00:00:00
코스닥 등록업체가 또 도산해 개인투자자들이 쓰라린 고통을 받게 됐다. 디지텔이 바로 그 회사로 지난 3월 삼한콘트롤스가 부도와 함께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지 3개월이 채 안됐다.
디지텔의 소액주주는 모두 6,535명으로 보유 지분이 전체의 45.3%에 달해 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한콘트롤스도 부도로 거래가 정지되기 전날에 2,250원이던 주가가 정리매매 마지막날엔 370원까지 추락해 소액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이번에도 똑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게 뻔하다. 삼한콘트롤스 주가는 정리매매기간 15일동안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소액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휴지가 됐다. 당시 소액주주 수는 2,580명으로 지분율이 85%에 달했다.
삼한콘트롤스로 큰 피해를 본 상황에서 디지텔마저 부도가 나자 증권투자 사이트 게시판에는 울분에 찬 투자자들이 회사와 코스닥시장, 코스닥위원회를 원망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처방안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손실을 줄이는데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물론 가장 큰 책임은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다. 부도 사태까지 일어난 데 대해 투자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해야 한다. 또 시장을 관리ㆍ감독하는 코스닥시장 등도 일정부분 관리소홀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이들만의 문제일까. 개인 투자자들은 억울하게 손해만 본 것일까. 대박을 겨냥해 부실주임을 알면서도 단타매매하지는 않았는가. 투자자들도 자신들의 문제를 한번 곱씹어 봐야 한다.
디지텔은 이미 지난해 무려 124억6,000만원이란 적자를 기업이다. 이런 재무제표는 이미 누구나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적자규모가 매출액 85억3,000만원보다도 훨씬 크다.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순이익이 고작 2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삼한콘트롤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최소한의 투자지표인 재무제표도 보지 않고 투자했다면 과연 누구를 원망할 수 있겠는가. 주식시장이 재료에 의해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 바탕은 바로 기업펀더멘털(실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잊어버리는 교훈이다.
오현환<증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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