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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그린스펀] `사회보장기금 주식투자' 설전
입력1999-01-21 00:00:00
수정
1999.01.21 00:00:00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총재가 사회보장기금의 주식투자 문제로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클린턴은 상원 탄핵재판의 예봉을 피하기 위해 19일 가진 국정연설에서 9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경제 호황을 적극 홍보하면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심성 공약을 내놓았다. 재정흑자로 대규모 사회보장 기금을 확보, 2조8,000억 달러를 향후 15년간 증시에 투입하겠다는 것.
이 공약이 발표된 후 클린턴에 대한 지지도는 급등했다. 특히 사회보장기금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80%에 육박했다. 최근 노령자 인구의 급증으로 연금이 30년내에 바닥날 것으로 우려해왔던 미국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의 주장은 증시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될 경우 강력한 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주가상승으로 사회보장기금도 더욱 증가,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특수채권에만 사회보장기금을 투자, 연간 2~2.5%에 불과한 낮은 수익률을 올렸으나 증시투자에 나설 경우 상당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서민들에 대한 복지혜택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총재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린스펀은 20일 열린 미 하원 청문회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밝힌 사회보장기금의 주식투자 계획은 민간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정치적 개입의 여지가 있어 기업의 효율성과 경제적 번영을 침해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치논리가 경제 위에 군림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96년 당시 대선을 앞둔 클린턴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소신대로 고금리 체제를 유지했던 인물로 미국의 호황기조를 21세기까지 끌고가겠다는 지상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미국 경제의 심장부인 월가도 그린스펀의 편을 들었다. 정부가 일부 기업에 대해 주식투자를 집중할 경우 경영권이 정부로 넘어가 민간기업들의 경영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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