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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숨은주역] 제이테크놀러지
입력2003-02-16 00:00:00
수정
2003.02.16 00:00:00
현상경 기자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변화해야 살아 남는다`
구미 제1산업단지에 위치한 제이테크놀러지(대표 김주진ㆍ장민기)는 키폰 단말기와 카드결제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사업부가 분사해 탄생한 이 회사는 종업원지주제도에 기반해 직원들의 높은 애사심으로 꾸준히 성장한 `알짜배기`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가 제조하는 키폰 단말기는 전부 삼성에 납품되어 전 세계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OEM 제조를 시작, 지난해에만 460여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자랑한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국내 최다수 모델의 키폰을 제작, 공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회사는 빠른 제조공정 변환을 위해 적절한 재고관리와 효율적인 라인 운영을 갖춘 것으로 이름이 높다. 구미공단 내 같은 지역에서 50여곳의 협력사와 함께 운영되는 만큼 구미 지역경제의 터줏대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기업 팀장에서 현재 중소기업 사장으로 변신한 이 회사 김주진(50) 사장은 회사 설립과 함께 동시에 `어떻게 하면 살아 남는 중소기업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 온 장본인이다. 김 사장은 분사 직후 어떻게 회사를 경영할 것인지 막막하기만 했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대기업 시스템에만 안주해 왔었고 제조분야 경험 밖에 없어 경영, 회계, 자금 등 각분야 업무경험이 거의 전무했다. 그래도 김 사장은 “외부인력을 끌어들이지 않고 우리 회사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일일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을 배웠다”고 말했다.
경험부족도 문제였지만 회사설립 당시 무엇보다도 김 사장을 괴롭힌 건 직원들의 침체된 사기였다. 분사 명령으로 잘 나가던 대기업 직원에서 순식간에 중소기업 사원으로 전락했으니 근로의지가 크게 떨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 사장은 `부인 간담회`란 특단의 조치를 실시했다.
“사기진작을 위해선 각 직원들의 가정에서 먼저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150여명이나 되는 직원부인들을 일일이 초청, 소주와 삼겹살을 대접하며 회사에 남아달라고 설득했습니다. 회사 사정도 설명하고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 비전도 상세하게 제시했죠.”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인의 믿음과 지원이라고 김 사장은 판단했던 것. 이 `전략`은 제대로 먹혀 들어 당시 흔들리던 직원들의 사기는 금세 회복되고 근로의욕도 높아졌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이 회사의 성장에는 종업원지주제도의 역할도 컸다. 분사하면서 각자 회사 지분을 갖게 된 직원들이 `제이테크놀러지는 내 회사`란 확고한 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창립 직원들 대부분이 이직 없이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제이테크놀러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용카드결제기 사업에도 진출, 독자기술로 개발한 유선단말기, 이동통신사업자와 연계한 무선단말기, 택시전용 단말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KIS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특히 신용카드 보완 강화를 위해 IC칩 회로가 널리 쓰일 것으로 판단, 오래 전에 IC칩 카드결제기 개발도 완료한 상태다.
뛰어난 생산성과 안정된 경영을 인정 받아 제이테크놀러지는 지난해 12월 경북 중소기업대상 `경영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600여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으며 향후 무선랜용 키폰 등을 개발해 제품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054) 460-6551
[인터뷰] 김주진 사장
"대기업 능가 좋은 일터 만들 것"
“여름휴가 때면 항상 부부동반으로 직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무엇보다 회사에 정(情)이 쌓여야 소속감도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김주진 사장은 회사를 키우는 원동력은 바로 직원들의 근로의욕과 소속감이라고 말한다. 대기업에서 근무할 당시 누렸던 안정감을 버리고 중소기업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똘똘 뭉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는 김 사장의 설명이다.
올 한해 김 사장의 목표는 신용카드 결제기 사업을 더욱 확대해 이 분야 매출을 높이는 것. 또한 국내 신용카드결제기 업체들이 거의 내수시장에만 치우친 만큼 해외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게 김 사장의 포부다.
“지난번 농협카드 보완문제가 부각되면서 은행 등에서도 IC칩 카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마그네틱 카드가 점점 IC칩 카드로 대체될 겁니다” 이를 대비해 김 사장은 마그네틱 카드 및 IC칩 카드 공용결제기와 IC칩 카드 전용결제기 개발을 모두 완료해 놓았다.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습니다. 특히 중국은 아직까지 각 카드사별로 카드결제기가 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IC칩 카드로 통합될 경우 중국시장은 무한한 규모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제이테크놀러지는 카드결제기 수출에 필수적인 EMV규격 인증을 획득해 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카드결제기 사업에서 매출과 순익이 늘어나면 제이테크놀러지라는 우리 브랜드로 승부할 겁니다” 대기업에서 시작했지만 직원들에게 대기업보다 더 나은 직장을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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