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뒤 26일만인 13일 밤 처음으로 석방된 여성 인질인 김지나(32·사진 오른쪽)씨와 김경자(37)씨는 지난달 31일 알자지라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히잡을 두른 초췌한 표정으로 함께 나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평소 척추질환을 앓아온 김지나씨는 지난달 13일 아프간으로 출국할 때 진통제를 가지고 떠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에 따르면 1남1녀 중 막내 딸인 김씨는 서울에서 중ㆍ고교를 나와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대학 전공은 가정관리학이지만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지 아동심리학을 부전공으로 이수했다. 쾌활한 성격에 눈물도 많았던 김씨는 2005년에도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왔으며 이번 아프간 봉사활동 기간엔 대학 부전공을 살려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를 맡았다.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던 지나씨는 학원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후 관련회사를 3-4년간 다녔다. 2-3년부터 전문대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 강사로 일하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봉사활동 못지 않게 자신의 직업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왔다. 지나씨는 출국 전 허리가 아프고 눈도 많이 충혈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나씨는 아프간으로 떠날 때 진통제 1주일분을 지니고 출국했으며 가족은 피랍 후 우리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씨와 함께 석방된 김경자씨는 지난달 29일 일본 NHK에서 고 심성민ㆍ김지나ㆍ이지영씨의 육성을 공개할 때 이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1남2녀 중 둘째 딸로 광주시 오포읍에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경자씨는 봉사활동을 가면서도 행여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행선지를 ‘아프간’이 아닌 ‘두바이’라고 말했던 착한 딸이었다. 서울 서초동 회사를 다니던 경자씨는 휴가를 내고 봉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평소 샘물교회에서 유치부 교사로 활동했고 봉사활동 때마다 맏언니 역할을 자처하며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성격이었다고 지인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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