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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인사 스톱…고위직 공백 장기화

세월호·개각설 겹쳐 10여개 공석

업무 차질·부실로 이어질 가능성

정부 주요부처 실국장급 고위간부 인사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일반직 빈자리는 세월호 참사와 개각설 등이 중첩돼 후임자 선임이 늦어지고 있고 일부 개방직은 공모 대상임에도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정부 각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공정위원회·금융위원회·해양수산부·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이 같은 이유로 10여개의 고위 공무원 자리가 비어 있거나 신규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국장급인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관세정책관, 행정예산심의관, 협동조합정책관 등 네 자리가 비어있다. 연초부터 인사 적체·공백설의 중심에 섰던 기재부는 당초 3월부터 4월 말까지 고위공무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결정적인 시기마다 내외 변수가 생겨 여태껏 지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1급인 국토교통비서관 자리가 비어 있다. 김경욱 전임 비서관이 이달 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공석이 됐는데 세월호 문제로 전 부처의 인사가 정지된 상태여서 후임자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공정위에서는 국장급으로 개방직 두 자리(심판관리관·기획조정관)를 공모 중이지만 후임자를 못 구하고 있다.



금융위도 소관 1급 자리 중 3개가 빈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자체 상임위원 중 1석을 포함해 관례상 금융위 몫이었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정보분석원(FIU)원장이 비어 있다. 특히 증선위 상임위원의 인사 표류는 기재부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당초 기재부에서도 증선위 몫이 있었으나 이번 정부 들어 좌절됐고 대신 금융위에서 국장급 1명이 증선위원으로 가면 해당 자리를 기재부의 인재로 수평 이동시키는 시나리오가 점쳐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고위 공무원의 인사 적체 및 공백 문제는 여러 부처들의 부족한 자리가 서로 난마처럼 얽히면서 한층심화 되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비난 여론의 중심에 있는 해수부 사정은 더 뒤숭숭하다. 지난 3월 이주영 장관이 취임하면서 1급 5명 전원이 신임 장관의 인사권 행사를 뒷받침한다는 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했다. 국장급 중에서는 해양산업정책관 자리가 비어 있다. 그러나 곧이어 세월호 사고가 터져 이 장관 본인의 거취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1급 인사는 물론이고 후속 간부들의 승진과 전보 인사도 미궁에 빠졌다. 보건복지부도 전반적으로 중단된 정부 인사 흐름 속에 실국장급을 새로운 구도로 짜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인사 공백 장기화는 자칫 해당 업무의 차질이나 지연·부실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관가 안팎의 우려다. 당장 기재부만 해도 소관 국장 일부를 공석으로 둔 채 중기재정계획 초안과 올해 세법개정안 구상을 위한 워밍업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부도 주무 1급 없이 하반기에 예정된 고속철도(KTX) 분당선 등 철도 여섯개 노선을 개통하고 민자도로 통행료를 조정하며 세월호 참사 이후 육상안전체계 점검을 추진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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