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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실질소득 제자리

3분기 가계수지 동향… 고소득층이 긴축 앞장

고물가 속 경기침체의 여파로 물가를 감안한 가계의 실질소득이 1년 전보다 전혀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치 않은 경제상황에 가계의 씀씀이도 얼어붙었다. 특히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살림이 여유로운 부자들이 긴축에 앞장서면서 소비의 불씨를 꺼뜨리고 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3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46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5년 3ㆍ4분기의 -0.2%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득이 정체되면서 소비는 더 크게 위축됐다. 전국 가구의 3ㆍ4분기 월평균 소비지출은 229만5,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늘어났지만 실질로는 오히려 2.4% 감소했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2ㆍ4분기에도 -0.2%에 그쳐 2분기 연속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감소는 특히 상대적으로 소비여력이 큰 고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이 기간 중 상위 20%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0.1%에 불과해 전소득계층 중 유일하게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ㆍ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 소득은 전년동기비 4.8% 많은 월평균 296만1,000원에 그쳤으며 처분가능 소득에 대한 소비지출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인 77.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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