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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정신은 푸른 젊음입니다"

내달 세종문화회관 서는 가수 신중현"진정한 음악이 어떤 것인지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 '한국 록의 대부''한국 록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등 수많은 수식어를 지닌 신중현(64)이 설 연휴인 내달 12~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미 8군 무대에서 음악 인생을 시작한 신중현은 1963년 그룹 애드포(Add4)를 결성, 이듬해 데뷔곡 '빗속의 여인'을 발표하며 국내 가요계에 록 음악의 씨앗을 뿌린 가수다. 강한 비트의 기타 리프(riffㆍ악절이 끊기는 데서 솔로로 하는 반복적인 즉흥 연주)를 처음 사용한 인물도 그다. 또 작곡가로도 이름을 떨쳐 펄시스터즈의 '님아' '커피 한잔', 박인수의 '봄비', 김추자의 '님은 먼곳에', 장현의 '마른 잎', 이정화의 '꽃잎' 등 1960~7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냈다. 한때 가수의 앨범재킷에 신중현 작ㆍ편곡이라는 말이 들어가야 판이 팔리던 시절이 있었을 정도. 지난 1997년엔 강산에 윤도현 이은미 한영애 김광민 등 후배 가수들로부터 우리 음반역사상 처음으로 기록될 헌정음반을 선사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작지만 단단한 체구에 푸근한 미소를 지닌 그에게서 나이를 추측해 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언뜻 보아서는 환갑을 훌쩍 넘겼다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젊은 모습이 그 안에 있었다. "록의 정신은 젊음입니다. 록 그룹은 기타, 베이스, 드럼 등 간단한 악기 편성으로 오케스트라처럼 거창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20세기 음악의 위대한 유산이지요. 진정한 록음악에는 시적 여유와 육중한 에너지가 살아 숨쉽니다" 록의 정신에 대해 주문하자 거침없는 달변이 10여분간 쏟아진다. 시민회관 시절엔 자주 리사이틀을 가졌지만 이가 불타고 세종문화회관이 선 이래 이곳 무대에 서기는 처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총 3부로 진행될 이번 공연의 특징은 단연 살아 숨쉬는 라이브 무대에 있다. 1부는 신씨의 여러 히트곡 위주로 시작, '미인'을 아들 3형제와 함께 즉흥 연주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부는 록그룹 시나위의 리더인 신대철을 비롯, 윤철, 석철 등 세 아들이 자신의 그룹을 이끌고 나와 꾸민다. 3부는 '기타의 달인'으로 불리는 신씨가 일렉트릭 기타를 통해 한국적 록음악의 진수를 선사할 계획. 이들 4부자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1999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었던 '너희가 록을 아느냐' 공연 이후 두 번째다. "오랫동안 라이브 무대에서 연주활동을 하며 스튜디오에서 조작한 음악은 진정한 음악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더구나 외국음악 샘플과 컴퓨터로 짜깁기한 요즘 가요계 주류 음악을 진정한 음악으로 평가할 순 없겠죠." '오전과 오후가 다른 게 음악'이라며 입을 뗀 그는 요사이 음악 흐름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어린 세대들은 컴퓨터가 만들고 곡과 음색을 입힐 뿐인 댄스 음악이나 랩 송 등이 음악의 전부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것만을 듣게 해 진정한 음악을 판별할 귀 자체를 잃어버린 격인데 이들이 자라나면 그 폐해가 엄청날 겁니다.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사항이지요" 정상의 인기를 누리며 음악적 완성도 면에서도 높은 대내외적 평가를 받던 1970년대, 여타 가수들과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한동안 음악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는 그때 한풀 꺾인 한국적 음악의 기운이 오늘날의 결과를 낳은 듯 하다며 못 내 아쉬워했다. 그는 "진정한 뮤지션도 이를 평가해 줄 관객도 사라지는 시대에 와 있다"며 "록음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공연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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