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관리들은 한국은행의 금통위원 자리에서 밀린 후 조달청장 후보에서도 배제되는 분위기가 엿보이자 크게 낙담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재경부 일각에서는 “해도 너무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도대체 윗선(한덕수 부총리)에서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화살을 장관에게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권태신 재경부 제2차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내정되면서 막혔던 1급 인사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동수 조달청장이 2차관으로 임명된 만큼 조달청장 자리는 재경부 몫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재경부 인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조달청장으로 간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기대가 낙담으로 바뀌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주 중반 이후 조달청장 자리로 제3의 인물이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흐름의 반전이 지난주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심 기대했던 인사들의 실망감이 큰 것 같다. 조달청에 외부 인사가 발탁될 경우 재경부 내 국장급 이상의 인사가 연쇄적으로 꼬이게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실상 보직을 받지 못한 재경부의 국장급 간부도 5~6명. 또 1년 이상 같은 자리를 꿰차고 있는 1급도 여럿이다. 재경부의 한 과장은 “국장급 이상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인사적체가 교통체증 그 이상”이라며 현재의 꽉 막혀 있는 재경부의 상태를 설명했다. 모 국장은 화살을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에게 돌리기도 했다. “한 부총리 취임 이후 제대로 풀어낸 인사가 없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반(反)모피아 정서가 청와대 등에 퍼져 있는 것도 재경부로서는 걱정거리. 재경부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오는 8월 초 임기가 끝나는 수출입은행장에 재경부 출신이 갈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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