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으로 온 유럽의 맛

헝가리 럭셔리 카페 '제르보'… 佛 마카롱 '피에르 에르메'

伊 프리미엄 식료품 '펙' 등 롯데·현대百에 속속 입점

"매장 차별화로 고객 잡겠다"

제르보 ''초콜릿''

펙 ''염소치즈''

율리어스 마이늘 ''커피세트''

피에르 에르메 ''마카롱''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럭셔리 카페 '제르보(Gerbeaud)'에서 이탈리아 식재료 전문점 '펙(Peck)', 오스트리아 커피 '율리어스마이늘(Julius Meinl)'에 이르기까지 해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유럽의 유명 맛집이 줄줄이 한국에 상륙한다. 백화점 등지에서 차별화된 식음료 매장이 소비자 유인 효과는 물론 다른 매장으로 소비를 확산시키는 '분수 효과'까지 불러오면서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글로벌 맛집 영입에 나선 것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식 개점을 앞둔 서울 롯데월드몰 에비뉴엘에는 제르보와 펙·르뺑 등이 영업준비를 마쳤다. 제르보는 지난 185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뵈뢰슈머르치 광장에 문을 연 동유럽의 대표 럭셔리 카페로 고급 목재장식과 수준 높은 디저트·음료가 유명세를 타면서 과거에는 유럽 왕실 관계자와 저명한 예술가, 오늘날에는 부다페스트 관광객 사이에서 명소로 불린다.

오명훈 롯데백화점 해외패션팀 MD는 "잠실 에비뉴엘이 국내 최대 명품관을 지향하다 보니 그에 걸맞은 고급 카페를 물색했고 식품팀이 아닌 해외패션팀이 직접 제르보 측과 접촉했다"며 "카타린 핀테 제르보 총지배인을 에비뉴엘로 초청해 직접 둘러보게 한 후 입점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제르보는 발렌시아가·IWC·셀린느·지방시·로에베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가 입점하는 명품관 2층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료품 전문점 펙도 오픈을 앞두고 미식가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제르보와 같은 건물 6층에 들어서는 펙은 1883년 밀라노에서 정육점으로 출발해 현재는 살라미·치즈·캐비아·푸아그라 등 식재료는 물론 마카롱·케이크·젤라또 등 다양한 디저트까지 취급하고 있다. 또 자체 고급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도 판매하며 이탈리아를 넘어 일본에도 여러 곳에 매장을 냈다. 그간 신세계나 갤러리아 등 강남권 백화점에 비해 고급 수입 식재료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롯데백화점은 펙 유치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르보와 펙에 앞서 프랑스의 대표 마카롱 '피에르에르메'와 150년 전통 비엔나커피 율리어스마이늘은 이미 한국에 상륙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를 넘어 영국·홍콩·일본·아랍에미리트·카타르에 이어 한국 고급 디저트시장 공략에 나선 피에르에르메는 현대백화점 단독 유치에 힘입어 올해 7월 무역센터점, 8월 압구정본점에 잇따라 매장을 열었다. 피에르에르메는 마카롱 1개 가격이 4,000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무역센터점 매장 오픈 첫날 매출이 4,000만원을 기록할 만큼 고객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율리어스마이늘 역시 롯데백화점 본점 팝업스토어 운영에 이어 이달 17일 롯데 일산점에 정식 매장을 냈다. 율리어스마이늘은 다른 고가 유럽 브랜드와 달리 대중적인 가격을 앞세워 직영점은 물론 프랜차이즈 형태로 한국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패션의류 매장과 레스토랑, 디저트 매장, 카페 등을 유기적으로 입점시키는 게 최근 업계의 트렌드"라며 "백화점 점포의 대형화와 복합몰 건립이 잇따르는 만큼 차별화된 식음료 매장을 유치하려는 물밑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