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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어떤 선물을 원할까

【황인선 정경부 차장】정치권에도 봄바람이 불고있다. 지난 2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올해 첫 기자회견을 통해 김대중대통령이 제의한 여야 총재회담을 사실상 수용함에 따라 신춘정국이 서서히 해빙분위기로 바뀌고있다. 이변이 없는 한 지난 대선때 대권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였던 두 사람이 조만간 머리를 맞대고 국정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나간 일보다 앞으로 있을 총재회담 내용에 관심이 크다. 李총재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않겠다는 金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관련, 야당을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포기하고 야당을 존중하면서 경색된 정국을 풀어가려는 뜻이라면 대통령을 만나 정국전환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혀 정국 분위기가 호전됐다. 李총재는 이어 『이제는 과거와 화해하고 경제와 나라를 살리는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는데 합심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李총재가 『金대통령이 외환위기를 극복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말한 것은 상당히 여유있는 모습이다. 청와대와 국민회의 지도부도 李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총재회담을 계기로 대화정국 복원을 간절히 바라고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도 금리하락과 일본엔화 안정속에 정국안정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 모처럼 13포인트나 올라 잠시나마 주식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총재회담 의제 선정과 합의 내용 도출을 위해 다소 진통이 있겠지만 두 사람 만남은 이제 시간문제다. 국민들의 관심사는 이번 총재회담을 통해 어떤 합의점을 이뤄내느냐는 것이다. 정국을 이끌고있는 두 사람이 정말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선량한 국민들에게 어떤 선물을 보낼지 무척 궁금하다. 그럼 국민들은 어떤 선물을 원할까. 우선 경제살리기를 목표로 금년만이라도 무정쟁 선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정치권의 끊임없는 싸움은 가뜩이나 취약한 국론을 분열시키는 등 IMF 조기졸업의 최대 걸림돌이다. 다음은 정치개혁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물이 나오길 바라고있다.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독 정치권은 무풍지대였다. 물론 정치인 개인차원에서 지구당 운영비를 대폭 줄이는 등 나름대로 노력이 적지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IMF한파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할 정치권은 최근 1년동안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정쟁을 일삼았으며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개혁을 소홀히 했다. 고비용 저효율구조 개선을 위한 선거구 조정과 국회의원 숫자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여야간 정치개혁 입법 협상은 지지부진한 채 실종위기에 놓여있다. 사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15만명당 1명)는 일본(16만명)이나 독일(11만명) 캐나다(7만명) 프랑스(6만명)와 비교할 때 결코 많은 편은 아니다. 문제는 국회 기능을 제대로 하지못한 채 정쟁을 일삼아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있기 때문이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않지만 이제라도 정치권이 국민적 요구를 냉정히 수용할 때 유권자들의 마음을 싸게 살 수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이번 총재회담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치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특히 돈 적게드는 정치풍토 조성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신들의 주장대로 적어도 10%(30명)이상 의원 수를 줄이는 결단이 필요하다. 21세기의 새로운 시작과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국민들은 金대통령과 李총재의 용단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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