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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味를 아는 美人잡아라] 칼로리 낮게…크기는 작게…슬림형 먹
입력2004-04-22 00:00:00
수정
2004.04.22 00:00:00
신경립 기자
여름철을 앞두고 건강과 다이어트 열풍은 과거 어느 해보다 거세게 일고 있다.
‘칼로리’와 가장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살 빼기에 혈안이 된여성들도, 성인병을 걱정하는 중년 남성들도 아닌 식품업체들.
건강에 대한지식과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짐에 따라 간식거리 하나에도 칼 로리와 영양 성분을 따져야 직성이 풀리는 일반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식음료 업계는 맛이 있으면서도 칼로리는 낮거나, 그것이 안 될 경우 한 번에 먹는 분량을 줄여서라도 총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슬림화’ 전략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한 소비자들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이어트 열풍이 20대 여성은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이나 중년 남성들에게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각 업체들이 칼로리가 낮고 몸에 좋은 성분을 함유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주의 추세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으로 알려진 면류 업계. 최근 출시되는 면류 신제품은 하나같이 라면처럼 기 름에 튀기지 않아 칼로리를 낮춘 생면이다. 생면 시장의 50%를 점유한 풀무원을 비롯해, 라면업계 선두인 농심, CJ 등이 모두 이 시장에서 치열한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오뚜기도 ‘면사랑’ 브랜드로 냉장 생면 시장에 진출, 연간 20% 이상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한 몫 차지하기에 나섰다. 극히 일부의 소비 층을 대상으로 한 틈새 제품으로 출발한 생면 시장은 건강 열기를 타고 지 난해 1,800억원, 올해는 2,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제품의 소량 포장도 다이어트 열풍을 의식한 트렌드 중의 하나. 롯데제과는 샌드 등의 제품을 소포장으로 출시했으며, 해태제과도 기존 제품을 내용물과 포장 모두 미니 사이즈로 구성해 재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야참용 ‘수타야’를 기존 제품보다 작은 75g에 열량도 절반 가량으로 줄여 부담없는 간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제품 용량이 각 업체마다 정 형화됐던 유음료 업계도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용량을 세분화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다이어트에 좋다는 효능이 알려진 식품 소재는 형태를 막론하 고 먹거리 시장에 빠른 전파 속도로 번져 나간다. 올 초에는 녹차가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음료부터 즉석 죽제품에 이르기까지 속속 등장하더니, 최근에는 현미가 변비 예방과 비만증 개선 효과에 탁월하다는 점이 부 각돼 새롭게 ‘갈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녹차는 항산화활성이 많은 폴리페놀을 간직한 건강 식품으로, 레몬의 5배에 달하는 비타민 C 성분을 함유해 성인병 예방과 항암, 체질개선 등의 효 과가 있으면서도 열량이 거의 없어 다이어트에는 그만인 식품. 녹차음료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보이는 동원F&B는 올들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발아현미는 싹을 틔운 현미로 영양과 기능을 극대화시킨 영양 곡류.혈중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춤으로써 다이어트와 혈중 지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탁에서 입김이 부쩍 커졌 다.
이에 따라 현미를 50% 이상 함유한 CJ의 ‘발아현미햇반’은 지난 한 해 동안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호조를 기록했으며, 빙그레의 ‘내몸사랑 발 아 현미우유’도 건강지향 소비자들 공략에 성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 밖에 대상㈜은 찹쌀 발아현미를 첨가한 ‘순창고추장 찹쌀발아현미’,한국야쿠르트도 발아현미를 첨가한 라면 ‘뉴트리 면’으로 각각 발아현미 인기에 동승하고 있다.
물론 다이어트에 아무리 좋다고 해도 먹거리의 기본은 ‘맛’. 저칼로리와 기능성만을 앞세우고 소비자들의 입맛을 등한시 한 제품은 웰빙의 순풍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식품업계의 공통된 인 식과 제품개발 열기 아래, ‘저칼로리=맛 없는 음식’이라는 과거의 등식은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빠른 속도로 잊혀져 가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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