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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 보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에 따라 투자를 대폭 줄이면서 현금보유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증권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상장사 1,522개(유가증권 576개, 코스닥 91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총 96조9,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 유가증권 업체들의 현금성 자산은 83조2,917억원으로 18.7%, 코스닥업체들은 13조6,865억원으로 24.9% 각각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대폭 줄었다. 조사대상 상장사의 지난해 총 설비투자는 66조4,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나 줄었다. 이 중 유가증권 업체는 61조5,069억원을 투자, 7.6%만 줄었지만 코스닥업체는 4조9,192억원에 불과해 전년 대비 35.0%나 급감했다. 유가증권 상장기업 중 10대 그룹을 기준으로 하면 31조3,295억원으로 18.9%나 감소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현금보유를 늘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에프앤가이드의 한 관계자는 "설비투자 감소율과 현금성 자산 증가율 수치가 비슷한 것을 감안하면 투자감소분이 현금으로 그대로 쌓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이 10조3,391억원으로 1위를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82.5% 늘었다. 현대차는 50.2% 늘어난 7조1,979억원, 포스코는 151.7% 증가한 6조2,084억원이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설비투자 규모는 각각 47.5%, 4.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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