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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탈출구] 한국 의료산업 강점·약점은

저렴한 가격에 신속한 서비스 불구 규제 많고 마케팅·홍보능력 떨어져

“미국에서 6개월 걸릴 치료를 하루 만에 해결했다.” (미국인 그레고리 켈스트롬) “한국 공항에서부터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간호사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수술 후 걷고 쇼핑하는 것이 가능해 매우 좋다. 의료 서비스와 병원 시설에 만족한다.” (카타르 환자 파티마 알 압둘라)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 한국이 의료관광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을 찾은 외국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뉴욕타임스는 47개국에서 1,000여명의 외국인 환자가 우리들병원을 찾았으며 그중 3분의1이 미국 환자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병원들의 최대 강점은 의료기술ㆍ의료장비 수준이 우수하면서도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가격경쟁력은 기본이다. 해외 외국인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진료비는 병원마다 제각각이다. 하지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인 병원들이 참여해 만든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가 개략적으로 조사해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원 진료비는 미국 등 선진국의 3분의1이 안 되는 게 수두룩하며 대부분 경쟁국인 싱가포르ㆍ태국보다 저렴하다. 심장절개ㆍ녹내장수술ㆍ위내시경검사비는 싱가포르의 절반, 대장암수술비는 싱가포르의 4분의1, 태국의 2분의1 수준이다. 무릎관절 교환수술은 태국보다는 20% 비싸지만 싱가포르의 4분의3, 치과 보철은 미국의 3분의1, 일본ㆍ중국의 40% 정도다. 라식수술은 일본ㆍ미국의 절반, 허리디스크 수술은 미국의 절반, 흉부외과 관상동맥우회술은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개략적인 것이어서 같은 수술이라도 난이도가 다를 경우, 병원 간의 차이 등은 반영되지 않아 좀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래야 싱가포르 등과 경쟁할 만한 진료비 책정이 가능하다. 이는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국내 병원들은 보통 건강보험 적용 진료비(본인부담금 포함)의 1.5~2배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오는 5월부터 해외 외국 환자에 대한 유치행위가 허용되지만 아직 손님을 맞을 준비가 덜 돼 있고 경쟁국에 비해 규제도 많아 약점도 적지 않다. 우선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법원 외에는 분쟁을 조정할 기구도 없다. 그래서 무역분쟁을 조정하는 대한상사중재원의 역할을 하는 ‘의료분쟁중재원’ 같은 분쟁조정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영호 보건산업진흥원 해외사업팀장은 “외국인은 분쟁 발생시 형사처벌보다 충분한 보상ㆍ배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는데 소송은 3년 정도 걸리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 풀을 만들어 피해자ㆍ병원 측이 합의한 전문가가 조정역할을 하면 6개월 정도면 분쟁을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환자들을 상담하고 공항 마중,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의료 코디네이터, 병원 국제마케팅 전문가 등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의료서비스 인력의 인건비가 비싼 점도 약점이다. 중국ㆍ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환자에 대한 비자 발급도 싱가포르 등에 비해 여전히 까다롭다. 의료관광 초기 단계라 개별 의료기관의 마케팅ㆍ홍보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정부나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등의 차원에서 주요 해외 거점에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사무소 등을 마련하고 우리나라 의료의 우수성 홍보, 관광 연계상품 개발 등을 적극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외 환자를 유치하려는 병원들의 철저한 준비다. 이황 우리들병원 국제환자센터 차장은 “지난 2006년부터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지난해 1,000명가량의 국내ㆍ해외 거주 외국인이 병원을 찾았는데 절반 이상이 병원에 다녀간 환자의 소개로 방문했다”며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의료관광 서비스에 뛰어들면 해당 병원은 물론 한국의 의료관광도 끝장난다는 사실을 의료계와 정부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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