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세계 LCD시장에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부품 공급사 생산라인이 지진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샤프 등의 완제품 생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2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시즈오카현 강진으로 LCD용 유리기판 생산업체인 코닝의 시즈오카현 라인 구조물이 일부 붕괴됐으며 복구까지 1~2개월 동안 생산이 불가능하다. 이 라인에는 3개의 8세대 탱크 등 대형 패널용 유리설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코닝으로부터 유리기판을 공급받는 샤프의 경우 대형(8세대) 패널 생산량이 평소의 30%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샤프는 5%대 점유율로 LCD시장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LCD 업체다. 이 회사가 미리 확보한 유리기판이나 LCD 재고량에 따라 LCD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샤프의 생산차질로 전세계적으로 LCD 생산량이 2~3%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황 속에 물량부족을 겪고 있는 LCD 업계의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샤프의 생산차질은 패널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선두권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샤프로부터 패널을 공급 받는 도시바ㆍ필립스 등 일부 LCD TV 업체들도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샤프의 LCD 물량이 1~2개월 동안 전체 생산량의 30% 규모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LCD 공급부족으로 단기적으로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한편 샤프는 자사 LCD TV에 공급할 패널 부족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날 일본 강진으로 샤프 유리기판 조달에 차질이 발생해 국내 업계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니와 진행하고 있는 10세대 합작기판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닝이 10세대용을 포함해 손상된 설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는 10월로 예정된 10세대 라인 가동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닝이 사카이 지역에 10세대용 유리기판 라인을 새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새 설비를 가동해 수요를 대체할 수 있어 10세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코닝 측은 생산중단 규모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이번 지진으로 시즈오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며 “용해로 재가동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다른 생산시설을 가동해 LCD 패널용 기판 물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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