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선 판세? 그거야 민병두 (전략기획) 본부장이 잘 알지.”(조성준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비서실장) 대통합민주신당 담당 기자들이 정치 현안을 취재를 할 때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범여권 취재의 모든 길은 민병두로 통한다”고 할 정도다. 성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민 본부장(49)은 문화일보 정치부장 출신이다. 지난 2001년부터 미국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그는 2003년 초 귀국, 정치부장을 맡아 곧바로 대형 기획 기사를 쏟아냈다. 마침 정치권이 대선자금 수사로 시끄러울 때였다. 그는 이런 흐름을 타고 돈 정치, 정당 시스템, 의회 체계 등을 해부하는 시리즈 기사를 기획했다. 당시 민 본부장과 함께 일했던 문화일보의 한 기자는 “민 선배가 워낙 일 욕심이 많은데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쏟아낸 덕분에 솔직히 힘들어 죽을 지경이었다. 그만큼 기사에 대한 반향도 커 보람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언론계 선후배들은 민 본부장에 대해 “쿨(coolㆍ젊은 감각이 있고 멋진)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계를 따지지 않고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또 힘든 순간에는 본인이 총대를 메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있다. 민 본부장은 1995년 사측과의 마찰을 감내하면서 문화일보의 노조 창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정계에 진출한 것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부터다. 전략가가 절실했던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민 본부장을 발탁했다. 처음에는 열린우리당 측 관계자들의 출마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해 당에서도 섭외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런 시점에 정 의장이 직접 그를 찾아가 설득, 입당시켰다. 입당과 동시에 그는 당의 총선기획단 수석부단장, 선대위 공동대변인 등 중책을 맡았으며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그는 정계 입문 후에도 특유의 직관력과 언론친화력으로 개헌 등 정계 이슈의 전면에 서며 뉴스를 만들어왔다. 당내 경선과정에서도 정 후보를 도와 ‘개성 동영’ 등 수많은 조어를 만들어내며 흐름을 주도했다. 그는 1일 이번 대선 역할에 대해 “대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주변에서는 가뜩이나 까무잡잡한 그의 안색이 만성적 수면 부족으로 더욱 짙어질수록 정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반 농담, 반 진담조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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