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4분기 상장사들의 실적 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금융업의 선전과 제조업의 부진으로 집약된다. 특히 제조업은 업종별로 실적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려 조선ㆍ철강업종은 날아올랐지만 정보기술(IT) 업종은 부진했다. ◇조선ㆍ철강 날고, ITㆍ자동차 기고= 1ㆍ4분기 주식 시장을 주도한 조선, 철강주는 주도주의 명성에 걸맞게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조선, 철강주의 선전은 고유가와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급격한 성장이 바탕이 됐다. 조선주의 대표 주자인 현대중공업은 3,7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1,520% 이상 증가하며 이익 증가율 상위 5위를 기록했다. 또 삼성중공업이 487% 증가, 14위에 랭크됐다. 철강주도 화려한 실적을 뽐냈다.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40.8% 증가하며 영업이익 규모 3위를 기록했고 중소형 철강주인 디에스알제강, 비앤지스틸, 문배철강은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IT주는 체면을 구겼다. IT주의 대장인 삼성전자는 매출이 3.06% 증가하며 매출액 규모에서 선두자리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이 1조1,831억원으로 26.7% 감소, 국민은행에 선두를 내주었다. 특히 삼성전기는 순이익이 10억원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95.93%나 감소했다. 또 LG필립스LCD, 삼성SDI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LS필립스LCD는 영업손실 규모가 2,373억원으로 영업손실 규모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삼성SDI는 이 분야 2위를 기록했다. ◇적자기업 증가, 재무구조 악화=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적자기업이 늘어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늘면서 제조업종의 재무구조도 다소 악화됐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ㆍ4분기 유가증권 상장기업 중 439개사가 순이익 흑자를 보였고 107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흑자기업 비중은 81.3%에서 80.4%로 줄어든 반면 적자기업 비율은 19.6%로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 두산건설, 태광산업, 대양금속, 쌍용자동차 등 50개사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LG필립스LCD, LG전자, 삼성SDI, 한진해운, 기아자동차, 동아제약, 금호타이어 등 59개사는 적자로 돌아섰다. 재무 구조도 다소 악화됐다. 제조업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4.5%에서 87.5%로 3.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자본이 0.1% 감소한 반면 부채는 3.5%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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