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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우려를 불식시켰다.'
삼성전자의 1·4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된 데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스마트폰과 반도체의 '원투 펀치'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면서 1·4분기를 바닥으로 2·4분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4분기의 '어닝 쇼크'를 딛고 올 1·4분기에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당초 우려와 달리 스마트폰 판매가 양호했던데다 반도체와 소비자가전(CE)이 선전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올 들어 환율 변동폭이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크지 않았고 메모리업황 호조세가 지속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갤럭시S5의 판매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4분기부터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시 스마트폰…영업익 6조원 회복 가능성=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은 역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판매량과 평균 판매가격(ASP)에 따라 실적이 출렁거린다. 지난해 4·4분기의 어닝쇼크도 스마트폰을 내세운 IT모바일(IM)부문의 실적악화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3·4분기 6조7,000억원이었던 IM부문의 영업이익은 4·4분기에 5조4,7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올 들어 IM부문이 다시 힘을 내면서 실적개선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IM부문의 1·4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5조8,000억~6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년 동기(6조5,100억원)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7~8%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1·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글로벌 수요가 전 분기보다 13%가량 줄어들었음에도 4%가량 증가한 9,000만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3·4분기의 8840만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갤럭시S5가 지난달 말 조기 출시된 덕분에 1·4분기 핸드셋(스마트폰·피처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도 IM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3,000억원에 이르는 애플 소송 충당금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마케팅비 감축 등 원가 절감으로 IM부문의 이익률이 생각보다 높았다"며 "이는 스마트폰 부문의 우려를 일부나마 희석시킬 수 있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CE부문 선방…디스플레이는 고전=반도체 부문도 실적개선에 일익을 담당했다. 1·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D램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내리지 않아 메모리 부문에서 높은 수익성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경우 1·4분기에 전 분기와 비슷한 1조8,000억~2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1조700억원)에 비해서는 거의 두 배가량 증가한 실적이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1·4분기는 부품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판매가격 하락이 각각 -5.5%, -6.0%에 그치는 등 안정적 흐름이 유지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부진했다.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매출이 6조원대에 머물고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분기 후반부로 가면서 갤럭시S5 생산 개시에 따른 아몰레드(AMOLED) 출하량 확대로 영업환경이 좋아지고 있어 디스플레이부문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송 연구원은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하가 늘고 태블릿의 OLED 채용이 확대되면 디스플레이부문의 영업이익도 2·4분기부터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부문도 TV 출하량 감소로 약 3,000억~3,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 분기(6,6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 분기영업익 10조원 달성 여부 주목=삼성전자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1·4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업계의 관심은 2·4분기에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단숨에 9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5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부품 부문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CE부문이 본격적인 성수기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실적 랠리는 역시 IM부문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전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갤럭시S5가 선봉에 선다. 변 연구원은 "갤럭시S5의 전세계 ASP가 갤럭시S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마케팅비용 최소화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2·4분기에 특별히 꼽을 만한 경쟁모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IM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원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이 옛 명성을 찾아가고 있고 디스플레이가 살아난다면 올 하반기에는 10조원 이상의 분기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현대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3·4분기와 4·4분기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갤럭시S5의 판매량이 전작을 넘어설지 미지수인데다 디스플레이부문이 IM사업 실적에 좌우되는 것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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